“밥을 먹었으면 밥값을 해야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하더니, 몇 번의 공짜 밥을 먹고 나니 슬슬 밥값을 하란다.
작년 하반기에 글을 써보겠다고 평생교육원 수업에 등록했다.
제목은 ‘행복한 글쓰기’. 초보도 환영한다기에 기웃거렸는데, 막상 안을 들여다보니 이미 등단한 작가들과 작가 지망생들이 오래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틈에, 촛자—처음 글을 써보는 내가, 겁도 없이 들어간 것이다.
아뿔싸. 강사님도 아는 분이다. 그것도 20년 가까이 안면 있는 분.
강사님은 내가 알고 들어온 줄 알고 반가워하신다.
그만두고 싶다. 진짜, 너무 그만두고 싶다. 계속 망설이는 차에 이미 옆사람 두어명은 소리도 없이 않나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며 몇 분이 돌아가며 상을 탔다.
그리고 상밥을 샀다.
그렇게 여러 번의 수업이 지나자, 드디어 말이 나온다.
“작품집을 냅시다. 글을 써서 내보세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나는 그저 글을 새로 배워보려 왔을 뿐인데.
밥 몇 번 얻어먹고 나니,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밥값’을 생각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밥값을 제대로 해야 삶이 편하다.
종일 글을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던 풍경도 눈에 더 들어온다.
나는 디카시 2편을 냈고, 어쨌든, 나는 밥값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