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편씩 글을 쓰는 일은 정말 힘들다. 하루 종일 쓰고 싶은 글이 넘치다 못해 잠까지 설치는 날이 있는가 하면, 글감이 하나도 안 떠오르는 날이 있다. 오늘은 후자이다. 이런 날은 쓰는 것이 고역이다. 지금 나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켜두고 슬쩍슬쩍 보면서 글을 쓰고 있다. 직업도 아닌데 이렇게 열심히 한다니 게으름뱅이인 나에게 참으로 안 어울리는 상황이다.
약속이니까. 누군가에게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과제도 아니다. 누가 보는지도 불분명한 브런치에 '저 오늘부터 매일 글 한 편씩 쓰겠습니다'라고 약속한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것도 약속이니까. 약속은 지켜야 하는 법이다. 작은 약속도 약속이다. 이런 약속마저 지키지 않고서 산다면 다른 약속은 얼마나 잘 지키겠나 하는 마음이다. 이 일도 그런 생각에서 시작했다. 이거 하나라도 제대로 지키고 살자는 마음이었다.
약속한 지 고작 사흘만에 위기가 왔지만 꾸역꾸역 넘기고 있다. 오늘은 대체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썼다. 이런 날도 있는 법이다. 매일이 행복하고 멋진 날만 가득한 법은 아니다. 어떤 날은 직장이고 뭐고 다 그만하고 싶은데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억지로 버티며 하루는 견디는 날도 있다. 그럴 때도 어떻게 해서든 살다 보면 어느 날 멋진 하루도 찾아오고 그런 법이다. 오늘처럼 글을 쓰다 보면 멋진 글 한 편은 뽑아내기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