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나는 이야기는 사람들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봄이 되면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할미꽃, 나는 그 할미꽃에 대한 해설을 준비한 적이 있다.
"다들 할머니에 대한 추억 하나쯤 가지고 계시죠? 여기에 그 할머니의 이름을 가진 꽃이 있습니다. 바로 할미꽃인데요. 할미꽃은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자랍니다. 그런 곳이 어디냐? 바로 이런 무덤가나 헬기장입니다. 우리나라에 유명한 할미꽃들이 또 어디있나요? 네, 바로 영월 동강에 가면 동강할미꽃이 있어요. 살짝 보라색 빛이 나는 아주 예쁜 꽃이죠. 여기에 있는 할미꽃도 한번 살펴 보세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런데 얼마 후, 나는 경력이 많으신 어떤 선생님이 똑같이 할미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대상은 초등학생들이었다.
"(밝은 목소리로) 자 우리 친구들 여기 보면 꽃들이 대부분 노란색, 흰색이네요 그쵸?그런데 여기 다른 색깔의 꽃이 숨어있어요. 그 꽃의 이름은 바로 할미꽃인데요. 자 힌트를 줄게요. 여러분 동네에 어르신들 계시죠? 어르신들을 보면,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어요. 할아버지들은 어때요? 다 떨어져서 띄엄 띄엄 앉아계세요. 그런데 할머니들은 항상 이렇게 모여서 재잘재잘 수다를 떨고 계시죠. (할머니들 자세를 흉내낸다) 할미꽃도 그렇게 여러 송이의 꽃이 모여서 핍니다. 자 한번 찾아보세요."
아이들이 할미꽃을 찾자 그 선생님은 해설을 이어갔다.
"자 여러분 잘 찾았어요. 우리 할머니들 보면 젊었을 때 일을 많이 하셔서 이렇게 허리가 굽으신 경우가 많죠. 이 할미꽃도 고개를 숙이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 꽃 안 쪽을 한번 볼까요? 색깔이 어때요? (아이들의 대답이 이어진다) 네, 색깔이 참 붉어요. 우리 할머니들도 어때요? 나이는 들었지만 마음은 이팔청춘, 뜨거운 열정을 가시고 계시죠."
어떤 해설이 더 맛깔나는 해설인가? 내가 아니라 그 선생님의 해설이 더 맛깔나고 재밌는 해설이었던 것 같다. 왜 그런가? 내가 생각한 이유는 대략 네가지이다.
첫째, 표현방법이 풍부하다. 말로만 설명하지 않고, 행동, 표정, 목소리 톤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나는 일정한 톤으로 그냥 쭉 이야기를 했다. 나에게 집중시키려는 노력을 별로 안한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은 밝은 목소리와 낮은 목소리를 섞어서 사용해서 주목을 끌었다.
둘째, 듣는 사람들이 공감할 거리가 들어 있다. 할미꽃의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함께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듣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할미꽃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재미있는 용어를 사용했다. "재잘재잘", "이팔청춘" 같은 주목을 끄는 단어를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넷째, 현장성이 있었다. 나는 그 장소에 없는 동강할미꽃에 대해 아는 척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 장소에 펼쳐진 꽃들의 색깔을 이야기했고,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할미꽃의 모습에 대한 힌트를 주려고 했다.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것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생님의 해설에 집중했다.
맛깔나게 해설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이야기가 맛깔나지 않으면 사람들은 집중하지 않는다. 내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에 관심을 주게 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나 자신을 돌아봐도 그렇다. 맛깔나게 이야기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내가 보기에 정말 말을 맛깔나게 잘 하는 선생님들을 직접 보고 내 스스로 깨우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