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는 꽃을 피우기까지 7~8년의 시간이 걸린다
4월, 산에 올라가니 곳곳에 분홍색 꽃이 활짝 피어있다. 이른 봄, 야생에서 피는 꽃 중에 가장 화려한 꽃을 뽑으라면 나는 얼레지를 가장 먼저 뽑을 것이다. 키 큰 나무에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고, 키 작은 풀들이 아직 고만고만한 크기의 작은 꽃을 피울 때 얼레지는 자기 혼자 높이 꽃대를 세우고 분홍색 꽃을 피운다. 그 힘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얼레지는 꽃을 피우기까지 무려 7년이 걸린다. 1년도 아니고, 2년도 아니고, 7년이다. 얼레지 씨앗이 땅에 떨어진 이후 보통 7년째 해가 되어야 꽃이 핀다는 것이다. 그럼 그 이전에는 무엇을 하는가? 얼레지는 6년동안 잎을 한 장만 낸다. 그리고 그 잎으로 광합성을 해서 양분을 땅 속의 비늘줄기에 계속 저장한다.
그러다가 양분이 충분히 모이면 7년차에 잎을 두 장을 낸다. 그리고 드디어 꽃을 피운다. 그래서 얼레지가 꽃을 피우려면 최소한 7년 이상 그 땅이 안정되어야 한다. 야생동물이나 인간이 땅을 자꾸 파헤치는 곳에서는 얼레지가 그 긴 시간을 견딜 수 없다.
7년의 시간을 견디고 꽃을 피우는 얼레지, 나는 그 얼레지를 보며 인생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참 살다 보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정말 별로 없다. 어떤 목표를 세웠는데 1년, 2년, 3년이 지나도 계속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얼레지를 보면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계속 실패를 하더라도, 만약 그 실패를 내 삶의 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면 언젠가는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않겠는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7년 동안 노력하며 기다릴 수 있나요?' 얼레지가 나에게 물어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