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입추의 낮잠

여름과 가을 사이

by 글쓰는 을녀

따뜻한 햇살이 등을 토닥이면

스르르 눈을 감아본다


후텁지근 눅진한 여름이 채워지면

마알갛게 파란 가을을 뱉는다


하늘에서는 매미가 울고

땅에서는 귀뚜라미가 우는 시간

그 어딘가에서 낮잠을 잔다


솔잎들이 감태처럼 얽혀

커다란 이불을 펼친다


고단했던 자여

여기에 시뻘건 한 숨을 토하고 가라

그 숨이 끊어지면

그대에게 투명히 맑은 숨을 불어주리라


그대가 떠난 자리에는 시뻘건 핏자국이

가을 밤 북극성처럼 초롱초롱 빛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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