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지 않는 고통
누군가는 말했다.
“어떤 불행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라고
그렇다면 이들의 불행도 익숙해질까?
진눈깨비가 뿌리치는 밤
맨 발로 벽 앞에 앉아
달달 떠는 소녀의 손가락
이른 새벽 곤히 자는 자식두고
십리가 넘는 길을 찢어지도록
걷는 어느 아낙네의 발
넓은 병실 안
주렁주렁 장비 달고 젊은 자식의
말을 듣는 노인네의 눈망울
찐득한 피 같은 불행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처음의 아픔과 마지막 아픔이 동일하며
우리는 그저 불행이 지나가기를 견디는 것이다.
그렇게 굳은 살이 조심씩 돋게 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