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5.21_[100_10] / 나의 하루는 어떤 색일까

하루의 색

by 글쓰는 을녀

나는 항상 뭔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다. 색으로 치면 노랑색 같았다.

반짝반짝한 노랑이 내 하루에 많았다.


예전에 나는 반짝이고 화려한 것만이 가치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뭔가 결과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급진적인 성장을 원했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노력을 덜 한 것 같았다.

나는 시각디자인과를 나왔는데 디자인과의 특성상 밤까지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서 결과를 쟁취 했을 것이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 대학생활 하루하루는 별같은 노랑색이었고 동시에 운석(죽은 별)같은 누런 색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강사 샘들은 종종 "일하면서 수명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이 말에서 노랑을 느꼈다.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자기 스스로를 죽일 수도 있는 색. 노랑



최근에 나는 반 투명 회색에 빠져있다. 개성도 없고 특징도 없어서 별로 안 좋아하는 색이었다. 회색하면 우울하거나 열정이 식는 그리고 무기력한 모습이 떠올랐다. 회색이 이런 특성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요즘 회색빛 삶을 살면서 이 색의 다른 매력을 보게 되었다. 회색은 엉덩이가 무섭다. 침전물이 아래로 아래로 쌓이는 것처럼 묵직하다. 그래서 안정적이다. 안정적이라는 말은 균형을 잡는다는 의미이다. 일과 나 그리고 생활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회색은 꾸준히 노력하는 색이다. 노랑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나씩 노력해서 일상을 이루는 색이다.


회색에 빠진 나는 이 색의 단점과 장점을 둘 다 느끼고 있다. 세상에 완전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산 좋고 물좋으며 안주 좋고 술맛 좋은 전각은 이상세계에나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노랑 하루가 많던 때보다 회색 하루가 많은 지금이 더 편안하다. 여러분도 자신의 하루는 무슨 색인지 한 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재미있다.



#백일백장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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