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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냥 시

손의 역사

노부부의 이야기

by 글쓰는 을녀


햇살 따스한 날
포개진
주름진 손

용암 같은 열정도
짐승 같은 폭우도
그저 함께 맞잡았던 손

살을 에는 추위
날카로운 상처가 된 손

마음속 새겨진
그대의 주름진 손

지문마저 닮아
서로의 화석 된
못생긴 두 손



햇살 좋은 날 길을 가다가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가는 뒷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은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었다
젊은 부부였던 이들은

어떻게 그 긴 세월을 함께

견디었건 걸까?

그 시간이 나에게는 화석 같이 느껴졌다
오랜 세월 시련을 겪은 돌처럼
수많은 상처와 시련 그리고 함께 이겨낸 경험

때문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닐까?

오래된 사랑의 모습은 나에게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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