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알았다면....
아이조차
웃지 않는 도시
10.21일
오전 6시 30분
버스 안
풍파에 찌든 노인의
짜증스런 얼굴
입시에 압사당한
피곤한 얼굴
야근으로 기름진
얼빠진 얼굴
무뚝뚝한 아저씨의
무뚝뚝한 얼굴
억척스런 아줌마의
불쾌한 얼굴
이 표정들은 알까?
미리 알았다면
다른 표정으로
살았을 것을....
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현대인들의 고된 일상을
볼 수 있다. 힘들고 짜증 나며
무뚝뚝한 얼굴들....
표정에서 묻어나는 삶이 너무
지쳐 보였다
1994년 10월 21일 6시 30분
성수대표 붕괴사고로 버스가
추락하기 30분 전의 상황이다
이들이 죽음을 앞둔 것을 알았다면
인생을 더 많이 웃고 미소 지으며
살았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즐거운 표정으로
행복한 표정으로 지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