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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듣는 콜드플레이 Yellow

2025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서 느낀 모카

by 찬라

2024년 작년 9월, 벌레도 잘 잡지만 이상기후로 힘들어하던 모카가 나와 함께 할 때, 25년 4월의 콜드플레이 공연을 예매했습니다. 2024년에는 공연날이 언제 오나 했는데, 이제 벌써 2025년 5월이네요. 그때는 공연 날에 모카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때라서, 예매를 하며 '공연날에 탁묘를 해야겠다' 생각도 했었습니다.

2025년 1분기는 모카도 그렇도 저도 큰일이 많았습니다. 콜드플레이 공연은 생각도 안 났어요. 모카는 고양이별로 이사를 잘 가야 했고, 저도 모카를 잘 배웅해야 했고, 현생의 저도 3월 말에 이사를 했어야 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믿지만, 새로운 공간의 저는 가끔씩 바쁘지 않은 시간이 찾아오면 허전하고 모카가 그립습니다.


그래도 4월의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은 정말 재밌게 즐기다 왔습니다. 무려 2000번대 스탠딩을 해서 다음날 몸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음악이 더 진했고 공연은 황홀하고 즐거웠습니다. 콜드플레이는 10여 년 전 고등학생/대학생 때 처음 듣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우연히 들은 노래가 좋아서 알게 된 팀인데,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밴드였습니다.

최근까지 저의 최애 곡은 'The Scientist'라는 곡이었어요. 관계와 후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곡인데, 피아노 선율로 시작해서 쌓아가는 음들이 후회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모든 장면과 입 모양까지 거꾸로 흐르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2003년에 뮤직비디오 상도 받았답니다.

그런데 이번 1분기의 경험과 4월의 공연으로 저의 콜드플레이 최애 곡이 10여 년 만에 바뀌었어요! 바로 'Yellow'라는 곡이에요. Yellow는 사랑 노래이지만, Yellow의 뜻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따뜻함, 희망, 헌신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화자는 상대를 위해 모든 걸 기꺼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 사랑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서 'Yellow'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8년 전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을 왔을 때, 세월호 참사 애도를 위해 이 곡을 부르기 전 몇 초간의 묵념 시간을 가진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노래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이 곡을 좋아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아래 가사 때문이에요.


Your skin and bones turn into somthing beautiful.


올해 1분기에 모카를 화장하고 재를 뿌리면서, 소중한 모카의 몸이 노랗고 따뜻하고 생기있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저는 보았거든요. 그 후에 보이는 주위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모카는 세상에 없지만, 모카를 뿌린 탄천에 아름답게 있고, 제 마음속과 사진과 음악속에 계속 남아있답니다. 덕분에 정말 진하게 즐긴 콜드플레이 공연이었습니다.

봄날의 햇살을 정말 좋아했던 모카
이제 아름다운 자연이 되었답니다
아름다운 탄천이 되기도 했어요
2025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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