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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일 Aug 10. 2020

성경에서 가장 터프한 장면

우상을 섬기는 등으로 죄를 지어 하나님께서 도우시지 않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승리한 블레셋 족속은 하나님의 법궤를 전리품으로 삼아 자신들이 섬기는 ‘다곤’ 신의 신전으로 가져간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신까지도 자기들의 신에게 굴복시키기 위해 법궤를 신상 곁에 가져다 놓는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다음날 블레셋 사람들은 신상이 법궤 앞에 엎어져 그 얼굴이 땅바닥에 닿아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신상을 다시 세워놓은 블레셋 사람들은 그다음 날 아침 또다시 법궤 앞에 신상이 거꾸러져 있는 것을 본다. 그런데 이번에는 머리와 두 손이 부러져서 문지방 위에 뒹굴고 있다. 


이후 법궤를 가져다 놓은 마을과 그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재앙이 내리기 시작한다. 

먼저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직장에 견디기 어려운 종양이 돋아나게 하신다. 또 그 일대에 갑자기 쥐가 들끓게 하셔서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정신을 잃고 죽어갔다. 

블레셋 사람들은 아우성친다. “이스라엘 신의 법궤를 당장 치워라! 그 신은 우리 인간들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 다곤까지도 죽이려 한다!” 


블레셋 사람들은 종양의 쓰라린 고통과 쥐의 공포로 쉴 새 없이 울부짖으며 죽어간다. 성경은 “온 성읍 사람들의 비명은 하늘에까지 사무쳤다”고 표현한다. 그들은 직장에 종양이 돋았기 때문에 앉거나 눕지도 못한 채 다곤 신처럼 엎어져서 땅에 얼굴을 대고 울부짖다가 죽는다. 사무엘상 5장의, 내가 성경을 통틀어 가장 터프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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