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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일 Aug 18. 2020

“난 신 안 믿어요”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 중에는 이런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렇게 고통받는데, 내 이웃은 이렇게 아픈데, 지구 건너편 누군가는 굶어 죽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기도하는데, ‘신은 도대체 뭐 하고 있느냐.’ 

이것이 그들이 신을 믿지 않는 이유다. 신이 있고, 이 모든 것을 창조했다면 어째서 생은 고(苦)인가. 


영화 <사자>의 용후도 한때 독실한 천주교인이었다가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후로 신을 믿지 않게 된다.      


“난 신 안 믿어요.”

“왜”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신은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그때 제가 다니던 성당 신부님이 기도하면 꼭 들어주신다고 해서 밤새 기도했었는데, 다 거짓말이었어요.”


그런데 용후에게 안 신부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한테 구마를 가르쳐준 신부님이 돌아가셨을 때, 난 아주 혼란스러웠어. 평생 주님을 모시면서 좋은 일만 하셨던 분이, 왜 혼자 외롭게 싸우다가 돌아가셨어야만 했는지. 너무 괴로워서 교황님께 여쭤봤어. 교황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 ‘우리가 어릴 때 부모님을 따르는 이유는 부모님의 뜻을 완벽히 이해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따르는 이유는, 그분들이 진심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아낀다고 믿기 때문이다. 주님의 뜻도 이해하는 게 아니라 믿는 거다. 왜냐하면 주님은 우리 아버지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니까.’” 


부모님이 억지로 먹인 김치는 건강을 위한 것이었다.   

늦잠 자고 싶은 나를 깨워 아침을 먹이고 학교에 보낸 것도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


어렸을 때 우리가 부모님의 진의를 몰랐던 것처럼 

아주 작은 인간인 우리는 죽을 때까지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성경에 적혀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사랑하시는 이상 우리에게 못된 것을 주시지 않는다.


또한, 성경에 따르면 우리의 현생은 전부가 아니다.

인간은 죽으면 잠시 다른 곳에 머물다가 곧 오실 하나님의 나라에서 살게 된다.

어쩌면 이 세상은 단련의 장소이자 시험의 장소일지 모른다.   

아마 그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고통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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