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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일 Aug 19. 2020

사울과 다윗, 믿음의 차이

예언자 사무엘과 사울왕의 등극, 그리고 다윗의 등장을 담은 사무엘서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두 왕인 사울과 다윗의 믿음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길갈에서 3천대의 전차를 탄 6천명의 기마병,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블레셋 보병들을 마주한 사울의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해 제각기 굴속이나 숲속이나 바위틈이나 무덤 속이나 우물 속으로 기어들어가 숨는다. 주력부대들은 대부분 도주해버린다.  


사울과 함께 길갈에 남아있던 병사들도 하나둘씩 사울을 떠나기 시작하자 사울은 사무엘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저버리고 하나님께 직접 제사를 지낸다. 


사울이 제사를 마치자 사무엘이 도착한다. “왕은 어째서 그토록 제멋대로 행동하였소?”

사울이 변명한다. “블레셋 족속이 이미 믹마스에 와서 진을 치고 있는데, 우리 군인들은 놀란 나머지 산지사방으로 도주해버리고 그나마 따르던 군인들도 점차 피난 가는데, 제사장님마저 약속된 시각에 오지 않았습니다. 돌아가는 사정을 보니 여호와께 번제를 드려 도와 달라고 빌기도 전에 적군들이 길갈로 내려와서 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감히 번제를 직접 드렸습니다.”    


이에 사무엘은 여지없이 사울을 심판한다.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았어야 하오. 어째서 그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대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않았소? 아무리 위태로운 처지에서라도 그 명령만 지켰더라면 여호와께서 그대와 그대의 후손들에게 이스라엘을 다스리도록 영구한 왕조를 약속해주셨을 것이오. 그러나 그대가 여호와께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위대한 약속을 놓치고 말았소. 여호와께서는 이미 당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서 당신의 백성을 다스릴 영도자로 정해놓으셨소.” 


사울이 하나님을 온전히 믿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어지는 전투에서 계속해서 드러난다.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블레셋 군인들이 서로를 죽이게 된다. 

사울은 처음에는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제사장을 부르지만 소동이 너무나 확연하게 격화된 것을 보고 조금도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다. 

“다 취소하고 그냥 출동합시다!”


이후에도 사울은 하나님 말씀을 가볍게 여겼다. 하나님께서는 사울에게 출애굽 때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혔던 아말렉 족속과 그들에게 딸린 모든 것들을 몰살하라고 명령하시는데, 그는 아말렉 족속의 왕을 그대로 살려두었고, 양 떼와 소 떼 중에서 가장 기름진 짐승들을 골라내 남겨두었으며, 어린 양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을 아깝게 여겨 남겨두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슬퍼하시며 사울에게서 성령을 거두어가고, 악령을 보내 괴롭게 한다. 사울에게 보내어진 악한 영은 다윗을 사울의 궁으로 보내기 위해서였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수금 소리가 사울의 괴로움을 완화하게 하셨다. 


그리고 다윗을 새로운 왕으로 세우시려는 하나님의 계획대로 다시 블레셋 군인들이 쳐들어온다. 키가 3미터가 넘고 무시무시한 무기와 단단한 방어구로 무장한 블레셋 장수 골리앗이 매일같이 이스라엘 진영 앞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을 조롱한다. 


“너희가 군대를 거느리고 나오면 어쩌겠다는 거냐? 나는 블레셋 족속의 장수요, 너희는 사울의 종들이 아니냐? 너희들 중에 나와 싸울 만한 사람을 한 명만 골라서 내게 보내라! 그가 능히 싸워서 나를 쳐죽인다면, 우리가 모두 종이 되어 너희를 섬기겠다. 그러나 만일 내가 승리하여 그를 쳐죽인다면 너희가 모두 종이 되어 우리를 섬겨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며칠째 두려워 떨기만 하자 다윗은 의아해한다.   

“저 할례 받지 못한 블레셋 사람이 어떻게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조롱할 수 있습니까?”

사울에게 출전을 요구한 다윗은 사울이 준 무기와 방어구를 내려놓고 지팡이와 물매, 시냇가에서 주운 조약돌 다섯 개를 들고 골리앗 앞에 선다. 


“너는 칼과 창과 투창을 들고 내 앞에 나왔지만, 나는 이스라엘의 전능하신 하나님 여호와의 도우심으로 무장하고 나왔다. 너는 만군의 여호와를 조롱하였으나, 여호와께서는 오늘 너를 내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네가 여호와를 저주하였기 때문에, 너는 그 벌로 죽게 될 것이다. 이제 여호와께서 내가 너를 쳐 죽이고, 네 목을 자르도록 도와주실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네 시체뿐만 아니라 블레셋 족속의 시체를 모조리 하늘의 새와 들짐승들의 밥으로 주겠다.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 백성을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이 계신 것을 천하 만민이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여기에 모인 이스라엘 백성도 여호와의 승리가 칼이나 창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여호와께서 직접 나서서 싸우시어, 너희 블레셋 족속을 모조리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이 말을 끝으로 다윗은 돌멩이 하나로 골리앗을 쓰러뜨린다. 사울은 왕에서 나락으로 떨어졌고 다윗은 목동에서 왕이 됐다. 사울과 다윗, 둘 다 생사의 갈림길에 섰지만 믿음의 크기가 차이를 만들어냈다. 이야기는 말한다. 결코 당신의 하나님을 의심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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