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1위 기업은 대만의 TSMC로, 삼성전자보다 시장 점유율이 30% 가까이 높다.
TSMC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방대한 IP(설계자산)다. 지난해 기준으로 TSMC가 보유한 IP 수는 3만5000~3만7000개로 파악된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파운드리 업계에서 IP는 곧 서로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TSMC의 20~30% 수준인 7000~1만개 수준의 IP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단순히 공장을 늘리는 등의 생산능력 확대가 사업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수한 공정 기술력과 충분한 생산능력 만큼 중요한 것은 IP 확보다. 파운드리의 고객인 팹리스가 반도체를 설계할 때 자체 IP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3자의 IP를 가져다 쓸 때도 있다. 그때는 로열티를 제3자에게 지불해야 하고, 시간을 더욱 낭비하게 된다. 만약 파운드리에 원하는 IP가 있다면 팹리스는 그만큼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글로벌 팹리스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3곳(미디어텍, 노바텍, 리얼텍)이 대만 회사다. 파운드리 시장의 60%를 대만의 TSMC와 UMC가 장악하고 있다. 파운드리로부터 웨이퍼를 넘겨받아 테스트와 패키징 등 마무리 작업을 하는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and Test) 분야의 세계 1위 업체(ASE) 역시 대만 기업이며, OSAT 분야 상위 10개 업체 중 4곳이 대만 기업이다.
철근 등 원자재값 급등과 해운 운임 등 물류 비용 증가로 인해 비용 부담이 큰 조선, 자동차, 가전, 건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비용이 오르는 만큼 제품 판매가격을 올리는 것이 해법이지만 그렇게 하려면 소비자의 눈치를 봐야 하며,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1분기 후판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감소를 겪은 한 조선사 관계자는 '생산성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과 선가 인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중, 일 3국 조선소 도크가 과거 좋은 시절만큼 채워지지 않는 등 조선업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아 선가 인상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최근 철근 대란을 겪은 건설사들은 재료비 압박뿐만 아니라, 수급 차질로 인한 공기 지연과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해 가격 결정력이 낮다. 때문에 기존 자동차 가격을 인상하는 것보다는 프리미엄 신차를 출시해 우회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코로나 집콕 특수'를 맞고 있는 가전 업계 역시 신제품 출시를 통한 가격 우회 인상 전략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집콕 수요가 내년 이후에 소멸되고, 원자재 가격이 이후에도 계속 오를 경우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고 설명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기존 보유 재고 자산 가치가 오르고,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금속, 석유화학 등 업계는 호시절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언제든지 꺾일 수 있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