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부 반도체와 컴퓨터, 정보보안 장비 등을 러시아에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가 군사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품목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의도다. 미국 상무부는 유럽연합과 일본, 영국 등도 이번 조치에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또한 러시아 주요 은행 4개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새벽 연설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왕따로 남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방안도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로선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 금융 시스템에서 러시아 은행들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100명 이상의 개인과 단체에 신규 자산동결 제재를 부과한다"며 "푸틴의 군수를 지원한 주요 제조업체들도 모두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푸틴의 측근들에 대한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제재도 내린다.
한편, 앞서 EU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 독립 승인 결의안에 찬성한 러시아 하원 의원 351명과 푸틴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관여한 러시아 정부 인사, 러시아의 이번 작전을 재정적, 물질적으로 지원한 기업인과 은행 인사, 군 장교 등 27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EU 입국을 막기로 했다.
또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산 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해당 지역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제한하며, 관광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고, 특정 제품 및 기술 수출을 막는다. EU는 또한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한 자금 조달을 금지하기로 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제재 방안을 발표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긴축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물가가 더욱 급등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자칫 긴축 속도를 높였다가는 물가도 못 잡고 소비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에 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10%대로 낮췄다. 일주일 전에는 30%를 웃돌았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날 "이번 사태가 연준의 정책 정상화의 근거를 바꾸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