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잡지 못한 30대의 자기 고백
<기껏 대학에 보내놓았더니> 시리즈 목차를 완성했을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는데... 쓰면 쓸수록 제가 원하는 만큼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시무룩합니다. 그렇다고 또 갈아엎자니,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일단 계속 써보려고 합니다. 댓글이 많이 달리면 힘이 날 것 같은데, 블로그든 브런치든 아직 댓글 반응은 크게 없는 것 같아서 더 시무룩합니다. (그렇다고 댓글 달아달라는 징징거림은 아니랍니다!)
사실 뭔가 댓글로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피드백 주시더라도 일단 제가 쓰기로 한 분량이 있으니 당장 내용을 뜯어고치긴 어려울 것 같긴 합니다. 뭔가 개인사이기도 하고, 읽는 분들에게도 그게 느껴져서 댓글을 삼가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프롤로그를 안 써서 그런지 읽는 분들이 "이 사람은 왜 갑자기 어린 시절부터의 이야기를 하는 거야?" 싶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일단 초기 아웃라인에서는 목표 독자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습니다:
대학교 진학 이후 방향성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
치열한 입시 이후의 이면이 궁금한 사람들
방황하는 자녀를 보며 안타까운 부모님들
제가 대학교 입시는 성공적으로 잘 치렀지만, 그 후에 방황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만 30살인 지금도 사회적으로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요즘 아무것도 하지 않는 20-30대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그중 한 명으로서 저는 어떤 삶을 살아왔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결코 자랑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보니 비난이 두렵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꾸며내기보다는 그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적어야 이야기가 의미 있을 것 같아서 최대한 검열 없이 적으려고 합니다.
저는 청년들이 본인이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늘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한 개인만이 그러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무기력한 2030 세대가 늘어가고 있다는 건 비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라고만 규탄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실패한 개인이라고 숨어버리기보다는, 본인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그중 누구도 무기력한 청년이 되기 위해 살아오진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노력했던 순간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 모든 순간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야만 하는 걸까요? 제가 쓰려는 시리즈는 이 의문점에서 시작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 앞서 말했듯, 우리 사회는 그런 개인을 손가락질하기 때문입니다. 배 부르고 등 따습게 자라 놓고 자리 하나 잡지 못하냐고 말이죠. 저도 제가 나약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모르겠습니다. 일단 써보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저를 한심하게 여길 수도 있고, 조언을 해주실 수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공감하실 수도 있겠죠. 일단은 아직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키기엔 그 영향력이 미미한 것 같으니 더 편하게 써보겠습니다. 그러다 아닌 것 같으면 갈아엎어버리는 걸로...?! 하하하하하하
아무쪼록... 일단 계속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