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13. 23:12경 9년 전 사색
태어남과 동시에 인생의 선로가 깔린다.
다행히 그렇게 나쁜 사회까지는 아니라서 출발점은 다를지언정 나에게는 보통 사람들 만큼과 비슷하거나 그것보다 조금 덜하게 선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손잡이가 제법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많지는 않더라도
몇 개의 손잡이가 나를 지나쳐 갈 것이다. 하지만 난 선로 위를 달리는 기차 아니 브레이크가 망가진 기차고 하나의 손잡이를 당길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 다음의 손잡이가 있겠지만 그것과는 같지 않다.
많은 손잡이가 있었다. 당긴 것도 있고 당기지 못한 것도 있고 당기지 않은 것도 있다.
옛날에는 손잡이가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손잡이가 많이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이걸 당겨서 방향을 바꾸는 게 너무 겁이 나는 그런 느낌이다.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몇 개 안 남았을지도 모르고 내가 모르는 손잡이가 엄청나게 있을지도 모른다.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는 기차'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왜 당기지 못했던 손잡이만 생각이 나는지 잘 모르겠다.
당긴다고 좋아진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데, 그냥 지금 이 선로가 지루하니까 심보가 고약해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