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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댄서 Aug 28. 2022

감정은 바람 같은 거예요

예민을 지우는 셀프 홈트 #1  내 뇌는 내가 보호해야 합니다 


2022년 여름, 제주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고 알았다. 아픈 몸의 시그널을 알아채지 못했구나. 시계처럼 정확한 생리 주기가 무너지고 생리 불순이 이어졌다. 반갑게 시작한 생리가 너무 잦아 병원을 찾았다. 생리는 아닐 거라고, 부정 출혈 같은데 자궁은 깨끗하네요라고 했다. 스트레스가 있으세요? 


타인보다 ‘조금’ 예민한 나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예민이 가속되는 줄은 몰랐다. 이제야 그렇게 두거나 더 그러하도록 태도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고백하건대, 난 나의 예민을 아꼈다. 민감한 감각을 가졌으니까 남들의 감정을 빨리 알아채 말 한마디라도 먼저 살필 수 있었고, 마음에게 늘 귀 기울다가 마음이 원하는 걸 몸에게 경험시켜 줄 수도 있었다. 이 정도 사랑스러운 예민함만을 가지고 살고 싶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예민과 결별을 위해 쪼그라든 뇌 회복의 홈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오늘, 예민함을 내려놓는 방법의 유튜브 내용을 받아 적는 것으로. 





예민함은 신체적 반응으로 와요. 이명이나 숨이 막히는 답답한 같은 걸로요. 어떤 스트레스 한 상황에 놓이면 뇌가 당시의 상황을 리콜하는 거예요. 이것의 예민한 뇌의 프로세스. 


심리적 거리두기란 심리상담에서 사용하는 오래된 개념인데 자극을 주는 상대와 거리를 두는 거예요. 잘 지내려 하기보다 그대로를 인정하는, 원래 저런 사람이려니 해 보세요. 지속적으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면 결국 내가 누구랑 잘 지낼 수 있겠어 같은 자존감이 다치는 결과를 가지게 되니까. 거리를 두고 멀리서 바라보는 객관화 작업을 해 보세요. 기대하기 때문에 상처받는 거예요. 


나다움을 찾아야 해요. 인생 곡선을 그려보세요. 인생의 구간마다 성공과 실패의 나의 이야기를 적어 보세요. 나는 누구냐는 질문이 생소한 문화지만, 나이가 얼마가 되었든 이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있어요. 시기마다의 나에 대해 아는, 나에 대한 공부가 예민함을 지우는 시작이 될 수 있어요. 나의 장단점을 파악해 보세요. 재밌는 건 사람의 장단점은 동전의 양면이에요. 


생각의 예방주사를 맞으세요. 한 달에 한 번은 블록 데이를 만들어서 아무 의무도 주지 않는 하루를 누리세요. 우울과 공황이 찾아왔다면 나의 몸의 시그널을 무시했다는 증거예요. 어느 순간 컵의 물이 왈칵 넘치듯이.  


80%만 일하세요. 여유를 가지세요. 


50%의 사람에게만 인정을 받아도 성공한 겁니다. 

누군가는 나를 싫어하고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 당연합니다. 


자기 자비라는 말은 현재 정신과의 대세 키워드인데요. 사회적 역할에 부합되지 않는 기질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어요. 내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해요.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마세요. 몸을 많이 움직이세요. 운동이나 산책, 청소나 빨래도 괜찮습니다. 예민함을 만드는 끈적끈적한 자율신경계가 정상화, 건강해지는 방법이에요. 


규칙적인 생활, 수면 패턴을 가지세요. 너무 쉬운 말 같지만 실천하는 분들이 몇 없어요. 스스로의 하루 계획을 잡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몇 시에 밥을 먹고 몇 시에 잠을 자겠다 같은 단순한 플래닝이어도 괜찮아요.


과장하지 마세요. 나쁜 일을 친구나 가족에게 반복해 말하면 과장이 일어납니다. 나쁜 기억은 예민한 뇌, 편도체가 기억해요. 기억이 증폭될 뿐만 아니라 초조함까지 찾아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마세요. 감정은 바람 같은 거예요. 

장마 다음 날 맑게 갠 하늘을 만나잖아요. 한 순간 어떤 감정이 바닥을 치고 죽고 싶은 마음까지 일으킬 수 있지만 그 감정과 동요하지 마세요.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하세요. 


나의 뇌는 내가 보호해야 합니다. 



예민함을 내려놓고 편하게 사는 방법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https://youtu.be/5axnKi1Fx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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