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 상승 제한 실패…지구는?

[기후변화 WITH YOU] 공감대는 끝났다. 실천만 남았다

by 정종오
푸른 구슬.jpg 수오미-NPP 위성이 2012년 찍은 지구. 푸른 구슬(Blue Marble)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싱그러운 모습이다.[사진제공=NASA]


"모두가 동의하고 인정했다. 이제 실천만 남았다. 전 세계가 파리기후변화협약과 IPCC 보고서 자체에만 주목하지 말고 실천, 행동으로 옮기는데 집중해야 한다."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195개국 정부가 지구온난화를 섭씨 1.5도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1.5℃ 특별보고서(Special Report on Global Warming of 1.5℃)’를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로부터 전 세계를 구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역사적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전망을 평가하고 즉각적 행동에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1.5℃ 특별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의사결정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에 있어 1.5℃ 경우가 2℃보다 덜 위험하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 이상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자연 서식지와 생물종 감소, 빙하 감소와 해수면 상승 등 치명적 결과를 불러옵니다. 나아가 인류 건강과 생계, 안보, 경제 성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2100년 해수면 상승폭은 2℃ 높아졌을 때보다 1.5℃에서 10cm 낮아집니다. 1000만 명의 사람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온난화가 초래하는 건강과 생계, 식량과 물 공급, 인간 안보와 경제 성장 위험은 빈곤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1.5℃ 목표를 달성하면 2℃보다 빈곤 취약 인구가 수 억 명 줄어들고 물 부족에 노출되는 총인구비율도 최대 50%까지 감소했습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10월 8일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 사이트에 명시돼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409PPM(parts per million)입니다. 2005년 1월 16일부터 시작된 관련 기록은 지금까지 한 번도 낮아진 적이 없습니다. 계속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면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는데 여전히 기록계는 낮아지지 않고 높아지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했음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지 않는 것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합의만 했지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국제적 규제 등이 없는 상황입니다. 있더라도 규제가 약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1.5℃ 특별보고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됐는데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 채택을 두고 세계 자연 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WWF) 기후변화 관련 전문가들은 ‘행동과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극적 터닝 포인트 필요하다"

스티븐 코닐리우스(Stephen Cornelius) WWF 기후변화 수석고문


"역사적 보고서를 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800여 쪽에 달하는 종합보고서 내용을 잘 반영한 요약보고서에 합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재 각국에서 선언한 배출량 감소 목표가 지구온난화를 1.5℃로 제한하기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과학은 타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 이상으로 상승한 지구에서는 기후변화를 멈출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기후행동에 극적인 터닝 포인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탄소 경제체제로 더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을 고려하면 더 이상 기후변화 대응을 미룰 수 없습니다."


"석탄 사용량 3분의2로 줄여야 한다"

크리스토퍼 웨버(Christopher Weber)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수석 전문위원


"우리는 1.5℃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 보고서는 우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반으로 줄이고 석탄 사용량을 3분의2로 줄여야 합니다. 현재 기후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면 우리는 대기 중에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위험하고 입증되지 않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기온이 2℃ 이상 상승했을 때 위험하다고 과학자뿐 아니라 자연 또한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온 상승을 1.5℃로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과학은 대부분 이제까지 검증된 기술을 활용해 1.5℃ 목표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핵심은 오늘날 최첨단 기술로 가능한 한 빨리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동시에 2050년까지 탄소 배출 ‘0’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 위한 결정적 보고서"

페르난다 카르발류(Dr. Fernanda Carvalho)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정책 매니저


"과학이 보여주듯이 지구온난화의 2℃와 1.5℃가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큽니다. 파리협약과 국가별 감축기여분(NDC)는 단기, 중기적으로 기후 목표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기반입니다. IPCC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우리가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배출량을 줄이면 1.5℃도 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자연과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로드맵입니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도전할 모든 분야에 있어 정치적 목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에 있어 이 보고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는 파리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홍수, 경고 신호이다"

◇마사코 코니시(Masako Konishi) WWF-Japan 보전 프로그램 부국장


"동아시아는 올해 여름 더운 날씨와 유례없는 홍수를 경험했습니다. 산업화 수준 대비 1℃가 상승한 수준의 결과였습니다. 이 보고서는 우리가 경험한 것보다 더 심한 지구온난화 1.5℃의 현상을 처음으로 제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제 과학에 귀를 기울이고 적응 조치를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탄소 가격과 같은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효과적 정책을 시행할 때입니다. 2019년 G20의 의장국으로서 일본은 이 보고서를 장기 전략 토론의 의제로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지독한 폭염 기억하라"

안혜진 WWF Korea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오피서


"현재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약 1℃ 상승한 상황에서도 세계 곳곳에서 대처하기 매우 어려운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도 역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깨며 지독한 폭염을 겪었습니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강도와 빈도가 더욱 심해지는 등 기후변화로 더욱 혹독한 영향을 맞닥뜨리게 될 뿐만 아니라 해결책에 더욱 높은 비용이 들 것입니다. 0.5℃ 차이는 인류와 자연 모두에 극명하게 다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가능한 한 최대한 온도 상승을 낮춰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전 세계 모두가 가능한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에너지, 교통, 식량, 금융과 같은 모든 부문이 저탄소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 점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jpg 2005년 1월 378PPM(위쪽) 2016년 12월 405PPM까지 치솟았다. ‘푸른 구슬’이 ‘붉은 구슬(Red Marble)’이 될 수도 있다. [자료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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