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WITH YOU]따뜻해진 북극, 숲이 만들어지고 있다
얼음으로 만든 아이의 몸이 뜨거운 열기로 녹아내리고 있다.[영상제작=그린피스, 힐릴브러쉬]
영상보기=https://youtu.be/VaYaHX6jQRU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아이는 엄마 손을 잡으면 편안한 기분을 느낍니다. 엄마도 아이 손을 잡고 있으면 평온한 맘이 듭니다. 엄마 품 안에서 탯줄로 연결돼 있었던 것처럼 손을 잡으면 함께 호흡하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얼마 전 청계천 광통교 위에 조형물이 설치된 적이 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있는 조각상이었습니다. 언뜻 보기에 그저 그런 조각상이었겠니 싶었습니다. 최근 폭염이 연일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 조각상도 뜨거운 햇볕 아래 서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의 조각상이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그 속도가 더 하더니 아이의 손이 녹아내리고 말았습니다. 이어 머리가, 끝내 아이 몸 전체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 조각상은 그린피스가 만든 조각상이었습니다.
지난 6월과 7월 청계천 광통교 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석고상으로 만든 엄마와 얼음으로 조각한 아이가 더운 기온에 녹아 사라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린피스는 이 영상을 통해 “기후변화가 현실의 문제이며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현실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오늘은 북극 영구 동토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북극 탄소 사이클이 가속화되고 있다.(Arctic carbon cycle is speeding up)”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 사이트는 최근 이 같은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북극의 영구 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탄소 흡수와 배출 균형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북극의 언 땅이 조금씩 녹고 있습니다. 그 속도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관목과 나무들이 계속 북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극의 영구 동토층이 조만간 녹지로 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극이란 말을 떠 올리면 대부분 눈, 얼음, 북극곰을 먼저 생각합니다. 나무를 떠 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은데 이대로 가다간 북극에서 나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약 40년 동안 극 지역을 강타한 극심한 지구 온난화로 지면생태계에서 탄소저장시간이 줄어들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북극 영구 동토층에서 탄소저장시간이 지난 40년 동안 13.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해석하면 ‘탄소 사이클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얼어붙은 북극’이 아니라 앞으로 ‘북극 숲’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앤소니 블룸(Anthony Bloom)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박사는 "랜드샛 등 인공위성 등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관목과 나무가 북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앤소니 블룸 박사는 "관목과 나무들이 얼마나 빠르게 북상할 지는 여러 요인들을 분석해 봐야 한다"고 전제했습니다. 북극은 탄소 균형(carbon balance)이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탄소 균형이란 지면 생태계(식생과 토양)가 가지고 있는 탄소 양, 지면 생태계와 대기가 교환하는 탄소 교환양을 포함하는 균형상태를 말합니다. 탄소를 뿜어내고 흡수하는 균형을 말하는 것이죠. 만약 이 균형이 깨진다면 북극은 큰 변화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연구논문도 이 같은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우리나라 교수도 포함됐습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입니다. 정 교수는 "북극의 탄소저장시간이 지난 40년 동안 13.4% 감소했다"며 "이는 식생이 흡수하는 탄소의 민감도보다 녹고 있는 토양이 배출하는 탄소의 민감도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이 같은 현상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탄소 배출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 교수는 "북극 지역에 대한 자료가 아직 많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미국 알래스카 배로(barrow) 지역뿐 아니라 환북극 전체로 탄소 배출량에 대한 모델 연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교수는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지역이 지구 온난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극지방의 생태계는 매우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게 정 박사의 분석입니다. 무엇보다 극 지역 탄소에 대한 연구는 전 지구촌에 영향을 끼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지점입니다.
정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현재 탄소저장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강화될 온난화로 인해 지면이 흡수한 탄소가 빠져나가는 시간이 더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구의 화약고라고 부르는 극지방 동토층에서 탄소배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일종의 피드백(Feedback)에 시달릴 것이란 예측입니다. 지구 온난화 가속화로 영구 동토층이 빠르게 녹고 탄소저장시간이 줄어들면서 탄소 배출이 더 빨라지고 또 다시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키는 악순환에 빠져 든다는 것이죠. 정 교수는 "지상, 항공, 인공위성 등 모든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이 같은 사이클이 정확히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며 "입체적이고 객관적 모델이 나오면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987년(왼쪽)과 2017년 북극 같은 지역의 비교 모습. 2017년에 더 많은 지역이 녹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제공=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