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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Apr 02. 2020

코로나19로 부둥켜안는 사회, 도움 안 되는 지도자

[치유 WITH YOU]전 세계지도자들, 코로나19 앞에 허둥지둥


      

교대근무를 하면서 두 의료진이 부둥켜안으며 서로 위로하고 있다. [사진=네이처/ Paolo Miranda/AFP/Getty]

영국 출신의 미국 작가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은 ‘상식’이란 책에서 이렇게 썼다.

“사회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국가는 우리의 사악함 때문에 만들어진다. 사회는 상호교류를 조성하는데 국가는 상호차별을 야기한다.”


미국의 소설가, ‘노인과 바다’로 이름을 알린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백했다.

“나는 공산주의가가 될 수 없습니다. 단 하나, 자유를 믿기 때문에. 그리고 정부는 작을수록 좋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는 집시같은 작가이기 때문에 어떤 국가에도 충성하지 않습니다. ”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겪으면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끼는 게 있다. 그 어떤 국가든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한 지도자를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는 데 있다. 정부는 작을수록 좋다고 말한 헤밍웨이의 말이 귀에 들어오는 순간이다. 


유럽은 코로나19에 대해 ‘아시아인 감염병’이라고 비아냥까지 했다. 인종 차별적 행동까지 나왔다. 그랬던 유럽이 지금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초토화됐다. 지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허둥지둥하고 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권력의 힘으로 ‘집에 있어라’ ‘나가지 마라’ ‘이동하지 마라’ 등의 명령뿐이다. 


반면 국가와 권력이 아닌 전 세계 과학자 사회는 긴급히 움직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몸을 던졌다. 자금 진행하고 있는 실험실 연구를 중단하고 코로나19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에 과학자는 물론 시민들은 서로를 존중하면서 배려하고 있다. 


국가는 상호차별을 야기하고 사회는 상호교류를 조성한다는 토마스 페인의 말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과학자 사회는 권력과 관계없이 상호교류를 통해 코로나19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이 난 이후 급증하고 있는 일본 코로나19(COVID-19) 감염자. 일본은 인구 100만 명당 검사 건수가 독일의 17분의 1에 불과하다는 일본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본언론조차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너무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아베 신조(Abe Shinzo)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역시 다르지 않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온이 따뜻해지면 코로나19는 줄어들 것이다” “말라리아 치료제가 ‘신의 선물’이다”는 등의 거침없는 언급으로 사태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때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수정하거나 사실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내놓느라 여념이 없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현재 백악관 긴급대책반에서 일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 


그 사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급증했다. 2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19 국제발생동향을 보면 미국에서 21만3372명 확진자에 475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과학 전문매체 네이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위기 때 지도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며 전 세계지도자들은 지금 코로나19와 관련해 과학자들이 하는 모습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학자들이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완벽한 팀’을 구축했는데 전 세계지도자들은 허둥지둥, 비과학적 이야기만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앞에 속수무책, 오리무중이란 지적을 내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모든 나라를 위협하고 있음에도 전 세계지도자들은 코로나19와 정말 싸워보겠다는 의지가 있기나 한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네이처 지는 한마디로 지금 전 세계지도자들은 ‘바다에 떠 있다(world leaders are all at sea)’고 표현했다. 망망대해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전 세계 과학자들은 말보다 실천이 앞선다고 강조했다. 여러 분야에서 수많은 국가의 수만 명의 연구원이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연구와 공중 보건 노력에 동참했다. 과학자들은 대륙 전체에서 일하고 있다. 시간, 아이디어, 전문 지식, 장비와 지금을 긴급 공중 보건 노력에 쏟아붓고 있다.


바이러스 테스트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 보호구 장비를 기증하고 있다. 인공호흡기 등 필요한 장비를 설계하고 만들고 있다. 전 세계 수천 명의 자원 봉사자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네이처 지는 이 같은 전 세계 과학자들의 모습을 두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분야 협업도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으로 빠져들면서 새로운 형태의 협업이 탄생하고 있다. 영국, 중국과 이탈리아 연구원과 임상의는 포뮬러 1 자동차 경주 엔지니어와 빠른 속도로 작업하고 있다. 그 결과 일주일 만에 심각한 폐 감염자가 호흡을 쉽게 돕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연구 노력도 과학자들이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에서는 여러 과학자가 ‘Crowdfight COVID-19’를 시작했다. 군중이 함께 참여해 지식을 나누고 코로나19 전쟁에 동참하자는 인터넷 플랫폼이었다.


‘Crowdfight COVID-19’는 데이터를 공유하고 문헌을 검색한다. 특정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특정 작업이나 요구 사항이 있는 연구원에게 자원 봉사자를 연결해 준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Crowdfight COVID-19’는 3만5000명 이상의 자원 봉사자가 모여들었다.


네이처 지는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전 세계지도자는 물론 재무 관련 책임자, 중앙은행 총재, 금융기관 CEO들이 앞다퉈 모여서 신속하게 처리하더니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너무 느리게 대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네이처지는 전 세계지도자들에게 지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극적 대처를 주문했다.


“코로나19는 단순한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감염과 사망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다른 곳에서 폭발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할 때 한 국가에서만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다. 진정한 글로벌 대응이 필요하다. 세계지도자들은 지금 글로벌 과학자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워야 한다.”


여전히 ‘바다에 떠 있는’ 지도자들. 그 속에서 묵묵히 자신이 할 일과 협업을 찾아 코로나19와 전쟁에 뛰어든 과학자들. 행동을 먼저 하는 과학자, 말이 앞서는 지도자.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지도자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정치는 위기 앞에선 서툴고 우왕좌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기 앞에서 정치가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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