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마당은 큰 꽃 세상이다
[자연 WITH YOU] 큰 꽃이 피었다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
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 번만 용서를 빌자
그래서 봄이다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시집 중에서)
마당의 봄은 꽃에서 시작한다
수선화가 핀다
노란 수선화는 봄을 알리는 선구자이다
이어 꽃 잔디, 진달래, 매발톱, 으아리, 팬지 수없이 많은 꽃이 이어달리기한다
5월 이맘때쯤이면
마당에 작은 꽃들 사라지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들이 있다
피스 장미.장미
게 중에서도 피스(peace) 장미이다
평화의 상징답게 흰 꽃이 매우 크다
한 손으로 잡을 수 없을 만큼 하얗게 피어난다
향기도 무척 강하다
그 향기에 취하면 봄인지, 여름인지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다
작약우리 집 마당에 피는 꽃 중에
작약만큼 큰 꽃은 없다
아직
물론 여름과 가을로 시간이 흐르면 접시꽃이 피겠다
그전에 우리 마당의 꽃 주인은 작약이다
무더기로 피어있는 것도 웅장한데
그 꽃 하나하나가 세상을 집어삼킬 듯 하다
꽃양귀비양귀비도 못지않다
꽃양귀비는 올해 나무만큼 컸다
매실나무에 거름을 듬뜩듬뚝 줬더니
그 영양분을 조금씩 뱄어 먹은 것 같다
바람이라도 불면 큰 꽃잎이 사방팔방으로 흔들린다
이렇게 큰 꽃양귀비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개량 맞 달맞이꽃.달맞이꽃은 이름 그대로 달이 떴을 때 펴야 한다
집 마당 한 귀퉁이 이런 생리를 달리하는 이가 있다
개량 낮 달맞이꽃이다.
이 꽃도 연분홍 색감을 흩날리면서 꽃잎이 매우 크다
달맞이꽃의 꽃말은 ‘기다림, 무언의 사랑’이라고 하는데
달이 뜰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다
달빛이 고요히 비추면 피는 꽃이어서 그럴까
우리 집 마당 달맞이꽃은 성급한 가 보다
낮에도 활짝 꽃을 피워 다른 봄꽃과 장단을 맞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