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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ventureJIEUN Jan 24. 2020

숨겨진 유타의 보물, Boulder

사막지역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숲 속.

"유타주는 다양한 국립공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도 잘 모르는 숨겨진 보석 같은 숲이 있다. 바로 Boulder. 드넓은 평야와 바람 따라 이리저리 초록빛 풀들이 아름다운 곳, 쭉 뻗은 나무와 그 사이를 흐르는 맑고 차가운 시냇물. 그리고 우윳빛깔의 오묘한 호수가 군데군데 존재하는 이곳은 자연 속에서 숨 쉬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숲 속에서 평원을 맞이해보자."

boulder 지역의 숲 속

2019.09.01 ~ 2019.09.02 

Boulder, UT


1. 평화로운 그곳.

우리는 제레미가 아끼고 아껴두었던 Bloulder로 향했다. 예쁜 숲 속이라 했다. 그곳에만 가면 그렇게 마음이 평화로울 수가 없다며 한껏 나의 기대치를 올렸다. 그렇게 우리의 하이킹을 시작했다. 소들이 방목되어 있는 곳들이 많아서 소똥과 소 발자국들이 만연했다. 하지만, 트레일 시작점에서 10분 정도 들어가자 정말이지 평화스럽기가 그지없었다. 유타주 안에서도 남서쪽에 머물고 있는 내 기준에서 이렇게 새로운 유타의 모습을 보니 색달랐다. 

Boulder trail

이번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그 매력이 점점 뿜어져 나왔다. 옆으로 흐르는 맑디 맑은 작은 강물과 푸릇푸릇한 나무와 주변 길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사진을 안 찍으래야 안 찍을 수가 없다. 평화스럽기는 그지없고, 가는 곳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답다. 풍경이 주는 그 아름다움에 눈을 멈춰 서고 열심히 눈으로 담다가 아차 싶어서 카메라를 꺼낸다. 물론 무거운 건 곧 죽어도 싫은 나는 항상 휴대폰으로만 사진을 찍는다. 아무렴 어떠한가 DSLR이던 휴대폰이던 그때의 추억을 되살릴 수만 있다면 그걸로도 나는 만족한다. 휴대폰으로 찍어도 이렇게 예쁜 이 곳을 꼭 사진작가님들이 와서 그 매력을 더 살려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 곳의 매력은 숨은 보석이라고 부르고 싶은 만큼 사람이 없다. 4시간의 하이킹과 이곳에 머무는 내내 겨우 두 명의 등산객을 본 것이 다였다. 그마저도 평화스러워 보이는 이곳은 걷고 싶은 길이다. 조용히 자연에 귀 기울이며 걷는 바로 그런 평온한 길이다.


2. 호수는 덤!

이렇게 평화로운 길을 걷다 보면 우유를 풀어놓은 듯한 색의 호수가 나온다. 강물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맑디 맑아 투명한 지경인데 이 호수는 참 특이한 색을 띠고 있다. 호수가 나오면 일단 앉아서 감상해야 한다. 꼭 덤을 얻은 기분이다. 자연스럽게 간식이 가방에서 나온다. 호수를 바라보며 먹는 그래놀라 바는 환상이다. 이렇게 아무

하이킹 도중 호수가 보이기 시작한다
호숫가 바위에 앉아본다

바위에나 걸터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며 먹다 보면 햇살의 따사로움이 느껴진다. 아빠가 늘 말하던 지리산 뱀사골 같은 차가운 물이 발밑으로 흘러나간다. 따뜻한 햇빛의 한 줌과 시원한 물줄기, 그리고 아름다운 호수가 눈앞에 있는데 어찌 여유가 없을까. 여유롭게 앉아서 천천히 이 순간을 즐기면 그게 바로 내가 할 일이었다.


3. 펼쳐진 초록 들판과 강줄기, 그리고 된장찌개

호수를 지나서 한 시간을 조금 더 가면 우리의 목적지 드넓게 펼쳐진 들판이 나온다. 나무 틈 사이에서 어떻게 이 부분만 이렇게 펼쳐진 들이 존재했는지, 정말 숨겨진 곳이다. 이곳은 그늘 하나도 없다. 펼쳐진 들판이라 그늘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바위 하나가 자리 잡아 그곳에 등을 기대어 잠시 자연의 소리를 들어본다. 바람 따라 움직이는 풀들과 바로 옆에서 흐르는 물이 평온을 가져다준다. 옆에서 제레미는 불을 만들었다. 이곳이 최고의 캠핑 스폿이다. 

이렇게 자연 감상을 마치고 출출해지면 나오는 우리의 캠핑음식. 된장찌개. 이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미국에서 캠핑하는데 된장찌개가 웬 말이냐 할 수 있겠지만, 여러 미국 친구들과 캠핑해본 결과 다들 amazing soup이라고 놀란다. 그 맛은 환상이다. 따뜻한 된장찌개와 시원한 바람으로 우리의 배를 채운다.

내가 사랑하는 캠핑음식 된장찌게

배도 부르면 제레미가 하는 것은 그 얼음장 같은 강물에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소심하게 발만 담가본다. 발을 담그는 순간 머리까지 쭈뼛 서는 것이 너무 차갑다. 풀숲에 맨발을 놓고 햇빛에 건조시켰다. 기분 좋은 따스함과 시원한이 발에 감돌았다.  이곳은 정말 아름답고 마음의 짐과 바쁨이 모두 사라지는 곳이다. 이상하게도 평온함

을 가져다준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준다. 바로 그곳이 이곳이다. 많은 아름다운 곳도 많겠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평화스러운 곳은 드물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정말 좋았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잘 모르지만, 그래서 더 매력이 있는 숨겨진 보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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