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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버스 Jul 31. 2016

마음을 데려간 동화

The Scar, 수박 수영장,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지난주, 제주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내게 주어진 3시간...

책방에 들렀다가 맘이 푹 담기는 동화 세 권을 접했다.


하나는 'The Scar'

엄마가 하늘나라로 간 다음날부터의 아이의 독백이다.

아이의 '감정'이 아닌 '생각'을 그대로 차근차근 얘기해 주는데, 하.. 뭐라 표현해야 할지...

묘하게 힐링이 되는 책인데, 아이보다는 성인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하지만 동시에 선물하기에는 어딘가 부담스러운 책이기도.

아이가 안쓰러워지다가, 

어느 순간, 그 안쓰러운 마음이 결국은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을 향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 괜찮아... 라고 동화 속 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얘기하게 되는.


매 장면이 좋았지만, 그중 몇 장을 가져와 봤다.

글자가 작지만, 읽어보세요...

첫 장. 첫 장부터 맘이 푹 내려앉음...
아빠가 지난 밤에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하지만 난 밤새 자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오늘 아침에 엄마가 돌아가셨다.



두 번째 책은 '수박 수영장'

완벽하게 내 타입이다!

주변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 

우리만이 아닌 다른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한국적인 정서, 

아련한 색감과 채색, 

구석구석 보면 더 많이 보이는 디테일...

다 가진 동화, 맘을 빼앗겼다 :)


역시 매 페이지가 좋았지만, 이 두 장면! 

이불을 통과하면서 머리에 걸쳐진 저 꼬망이 좀 봐! 함박웃음 짓는 나를 느낌...



구름장사가 팔고 있는 구름 양산과 먹구름 샤워 라고요! 


그리고 세 번째, 동화는 아니지만 흥미로웠던,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우리나라가 노벨 문학상을 못 받는 것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우리만 느낄 수 있어서 라고 생각한다.


언어가 달라서, 불편함도 있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일도 동시에 존재한다.

비록 생활과 문화는 전 세계가 점점 비슷해져 가고 있지만,

다른 언어 사이사이에 살아있는 이런 낭만이 있어서 다행이다.


산스크리스트어, 페르시아어, 우르두어! 라니! (그리고 더 더 많은 언어들)

'시나브로' 같은 단어도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한 단어로 표현하겠나.

KALPA : 거대한 우주적 단위로 말해지는 시간의 흐름
NAZ : 조건 없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기에 느끼는 긍지와 자신감
TIAM : 누군가를 처음 만난 순간 반짝이는 눈빛


하지만 제일 오래 들고 읽은 것은 '다시, 책은 도끼다' 박웅현의 두번째 책도끼 :) 

그리고 정작 사 온 것은!

짜잔~

출장 배낭에 책을 더할 순 없었지만 이것들은 업어왔다능 -ㅠ-

요건 열어보면....
짜잔~ 한손에 들어오는 팔레트! 우워~~~~


책방은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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