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쌍바 나눠먹기

붙잡고 싶은 기억들

by 초록테이블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기억을 떠올리면 늘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4개 동의 작은 아파트를 휘저으며 술래잡기를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슈퍼마켓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던 모습.


집을 나설 때면 "엄마, 100원만."이라는 대사가 입버릇처럼 튀어나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200원만, 300원 만은 안 했는지... 아무래도 100원 이상은 좀 크다고 여긴 것 같다. 100원이 주머니에 있기 때문에 슈퍼마켓에 가면 쌍쌍바를 골라 친구와 반씩 나눠먹는다. 쌍쌍바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니 다들 알겠지만, 이게 균형을 맞춰 잘 자르지 않으면 한쪽 머리가 반대쪽으로 붙어버려서 하나가 기역자가 된다. 돈을 반반 내면 이게 큰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한 사람이 사주는 상황이면 크게 잘라진 부분을 사준 사람이 먹으면 되니까 괜찮았다. 쌍쌍바 덕분인지 아이스크림을 나눠먹는 게 너무 당연했다. 친구가 옆에 있으면 당연히 나눠먹을 거니까 쌍쌍바를 골랐다. 그때의 나는 '맛있는' 아이스크림보다는 '나눠먹기'를 더 좋아한 꼬마였다.


나의 기준으로 아이스크림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었다.

1) 우유가 들어가서 사르르 녹는 형태

2) 얼음 스타일로 와그작 먹는 형태

나는 배가 좀 고프면 1번, 많이 더우면 2번이다.


내 주변의 아이들에게는 쭈쭈바가 인기가 많았다. 2번이다. 슈퍼마켓의 아이스크림 냉장고 옆에는 늘 주방가위가 긴 끈에 매달려 있었다. 쭈쭈바를 골라서 사장님께 가져가면 사장님은 쭈쭈바 입구 부분을 댕강 잘라주었다. 그러면 옆에 있는 친구들이 꼬다리를 달라고 조르고, 꼬다리가 젤 맛있는 거라고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꼬다리가 맛있는 이유는 조금만 먹어서가 아닐까?'라고 그때의 아이들에게 가서 말해주고 싶다.

쭈쭈바는 200원이어서 친구와 100원씩 모아서 200원을 만들어 슈퍼에 가기도 했다. 사장님께 쭈쭈바를 들고 가서는 "사장님, 여기 가운데 잘라주세요!" 한다. 한쪽이 조금 더 큰 것 같기라도 하면, 사실 크던 작던 먼저 고르고 싶어서 가위로 아이스크림을 자르고 나면 가위바위보를 해야 한다. 생각해 보면 별별일에 늘 가위바위보였다. 가운데를 자른 쭈쭈바는 아이스크림이 나오는 입구가 많이 넓어서, 얼음알갱이가 숭덩숭덩 나온다. 작은 입에 한가득 얼음을 물고 "아~ 이 시려~~" 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까르르 웃는다.


콩 한쪽도 나눠먹으라고 누누이 강조했던 엄마들 덕분일까. 작은 것 하나도 다들 나눠먹던 그때는 친구의 마음이 잘 보였다. 껌 하나를 까서 반씩 나눠 씹으며 껌이 너무 작아서 풍선이 안 불어진다고 웃었고, 나는 같이 껌을 씹고 있는 그 시간을 참 좋아했다. 과자 한 봉지를 열어 나 하나 먹을 때 너도 하나 먹으라고 주는, 굳이 숫자를 세어가며 똑같이 나눠먹는 그 마음이 참 좋았다. 그때의 친구를 요즘은 더 자주 보고 싶다.



쌍쌍바.jpg 해태제과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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