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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니엄 Nov 29. 2021

지난 주말, H&M 후드티를 산 까닭

지속가능한 패션을 향한 마음, 아직 59%

에디터 고래입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되는 요즘인데요. 저는 지난 주말, 겨울옷을 사러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을 다녀왔습니다. "좋은 옷 오래 입기"를 실천해보기 위해서였죠. 화학섬유는 빨래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단 걸 알고 나서, 이번 겨울옷부터는 옷 구매 패턴을 바꿔보자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엔 저도 양모, 캐시미어 등 천연섬유로 된 니트에 손이 갔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엄마는 제게 물으셨죠. "너 관리할 수 있겠니?"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사려고 한다고 해도 엄마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지, 진짜 잘 관리할 수 있는지 재차 확인했습니다. 본인은 140만 원을 주고 산 프라다 코트도 마음에 안 들어서 장롱에 처박고 다시 패딩을 샀다면서요. 옷을 오래 입는 건 소재나 질의 문제보다 '마음'에 달려있다는 거겠죠. 


결론적으로 저는 2시간 동안 아울렛을 뺑뺑 돌다 H&M의 후드티 한 장을 사고 돌아왔습니다. 빨래방에 맡긴 운동화도 깜박하고 두 달 뒤에 찾는 제게 매번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하는 울 니트는 감당이 안 될 거 같더라고요. 깨끗하게 입어서 덜 세탁하는 방법도 짬뽕 먹을 때마다 뻘건 국물이 점점이 튀는 제겐 무리. 결국 산 건 면 59%, 폴리에스테르 41%의 후드티였는데요. 살 결심은 했지만 관리할 결심까진 못한 제 마음도 딱 59% 정도였나 봅니다. 


아마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할 겁니다. 사는 건 순간이지만 관리는 지속이니까요. 순환경제도 비슷할 거 같습니다. 한 번 두 번 색다른 소비를 하는 게 아니라 생활패턴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 어렵지만 조금씩 시도하다보면 나머지 41%를 채울 날도 곧 오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입고 있는 옷의 택을 뒤집어 읽어 보세요. 
지금 여러분의 마음은 몇 퍼센트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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