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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Oct 06. 2023

하루 한 장 - 해피엔딩을 좋아하시나요?

873일. 후원취소

오늘 오랫동안 정기후원 했던 곳에 후원취소요청을 했습니다.

너무 적은 금액이라 도움이 되었을까 싶지만 2013년부터 했으니 올해 10년이 되었네요.

취소까지는 안 하려 했었는데 결국 취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취소전화통화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좀 안 좋은 거예요.

씁쓸하고 슬프고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디를 할까 생각을 하다 보니 제가 ‘기부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굉장히 낮아졌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금액이 적긴 하지만 과연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제대로 돌아가는가? 하고 말이죠.

 

저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해피엔딩을 좋아하고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그나마 이 세상이 괜찮은 것은 (들여다보면 괜찮은 것이 이상할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이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

하지만, 슬프게도 대부분 사람의 바람은 네모 안의 세상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낍니다.


오래전에 보았던 ‘나라 요시토모’의 다큐에서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만이 마음을 먹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제일 무섭다”

(오래전이라 정확하게 이런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의미는 맞습니다.)

그때는 굉장히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말인데 되새겨 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싶은 것이 씁쓸하네요.


가능하다면 누군가의 해피엔딩을 기원하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 줄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은데 모두에게 그러기엔 제가 작디작네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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