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보다 매력적인 가짜, 써머스비

영화 〈써머스비〉에 대하여

by Green

줄거리

잭 써머스비는 전쟁에 나갔다가 6년 만에 귀환한다. 마을 사람들의 환영과 함께 마주한 아내 로렐은 기다려온 남편을 환영하기보단 당황한 기색이다. 오린과 로렐은 전쟁에 나간 남편이 1년 뒤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결혼을 약속했다. 그런 상황에서 잭 써머스비의 귀환은 오린에게 달갑지 않았다. 써머스비는 종종 수상하게도 마을 사람들의 이름, 자신과의 관계 등 기억을 하지 못했다. 이전에 허랑방탕하게 살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친절을 베풀고 로렐과 아들에게 다정한 남편이 되었다. 달라진 모습에 주변 인물들은 ‘써머스비가 맞나?’ 하는 의심을 한다.

써머스비는 자신이 소유한 땅을 경작하여 마을을 살리고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을 농장을 운영하고 판매할 계획을 세운다. 경작에 필요한 담배씨를 마련하기 위해 이웃들에게 자신의 물건을 내어놓길 제안하고, 자신이 팔아 담배씨를 사 오겠다고 한다. 사기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던 주민들은 아내 로렐의 적극적인 발언으로 동참하기로 한다. 이 땅에 담배가 잘 자랄까 의심하고, 흑인과 같이 일하는 것에 대한 불쾌함을 내비치던 이웃들은 점차 합심하고 협동하며 자라는 담뱃잎처럼 건강하게 마을을 세워간다.

농사가 잘 되어가던 무렵 로렐의 임신 사실이 알려진다. 이에 분개한 오린은 로렐을 찾아가, 가짜 써머스비인 것을 알고도 남편인 척 모두를 속이고, 남편 아닌 사람의 아이까지 가졌다며 정죄한다. 이후 죄책감을 느낀 로렐은 남편 써머스비에게 떠나라고 하지만 그는 끝까지 ‘본인이 가짜면 벼락 맞을 것’이라고 맹세까지 서슴지 않는다. 오린은 잭 써머스비 행세를 하는 써머스비를 원수처럼 여겨 결국 과거에 써머스비가 사람을 죽였다는 혐의로 법정으로 이끈다. 어떠한 사실이던지 곁을 지키겠다며 사실을 알려달라는 로렐에게 써머스비는 ‘죽이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더불어 진짜라면 교수형이 확정인 상황에도 자신은 ‘진짜 잭’이라고 말한다.

재판은 잭이 사람을 죽였다는 내용으로 시작되지만 써머스비에 대한 악의를 가진 오린 일당은 ‘그는 우리가 알던 써머스비가 아니라 사기꾼 호레이스’라고 증언함으로써 살인죄 판단보다 신원 확인을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피고인석에 앉은 사람이 써머스비인가 호레이스인가에 대한 주장에 로렐은 그가 남편 써머스비와 다른 서명을 하고 발 치수도 다르고, 아내이기 때문에 아는 것(당신을 사랑한 만큼 남편을 사랑한 적이 없다)이 있다고 주장한다. 호레이스임을 증명해 살인죄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어 스스로를 잭 써머스비라고 말하는 써머스비는 로렐을 심문하며 감정이 고조된다.

호레이스임을 인정하면 사회규범에 떳떳하지 않을 수 있어도 살인죄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로렐과 아들과 살 수 있다. 반대로 써머스비임을 주장하면 사랑하는 로렐의 남편, 아들의 아버지, 마을을 살린 사람으로 남되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할 것이다. 결국 판사는 그가 호레이스가 아닌 써머스비라고 결론 내렸고 교수형이 다가왔다. 처형대로 올라가기 전, 써머스비 끝까지 설득하는 로렐에게 사실을 말한다. ‘내가 없으면 집도 없어, 난 호레이스가 되기 싫어. 잭 써머스비로 살 거야.’ 담배 농사의 결과물도, 로렐의 사랑도 확인한 써머스비는 끝까지 진짜 써머스비로서의 생을 선택한다. 비록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로렐의 남편으로서의 삶, 마을 주민과 함께 담배를 경작했던 써머스비의 삶으로 말이다.


결론

저마다 '사실'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의미'를 더 크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전쟁 후 돌아온 써머스비가 이전에 알던 사람과 다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써머스비가 마을에 오면서 농장 경작도 잘 되고 열심히 일한 만큼 자신의 땅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써머스비를 믿고 싶어 진다. 그러한 예로, 구두 수선을 하던 사람은 오랜만에 마을에 온 써머스비의 발 치수를 보며 '이게 어떻게 달라질 수 있지?'라고 생각했음에도 법정에서는 본인이 '헷갈렸다'라고 고백한다. 아내 로렐 또한 자신이 알던 남편이 아님을 진작 깨닫고 있어 임신을 알고도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전과 다르게 자신이 사랑하게 된 남편의 새로운 모습에 가짜임에도 진짜로 살아가길 소망했다.

나에게 매력적인 것은 무엇인가,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고 믿고 싶어지는 가짜가 있는가? 그것은 꼭 현상이 아니라, 신념, 감정일 수도 있겠다. 일생에 소중한 비밀로 간직할 그 마음, 그 시절처럼.

가운데 조그마한 진꽃과 가장자리에 4~5장으로 풍성한 매력을 가진 가꽃으로 이뤄진 산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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