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남은 아름다운 시절, 화양연화

영화 〈화양연화〉에 대하여

by Green

줄거리

같은 날 서로의 옆집으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그들은 집주인 간의 교류가 있을 때나, 서로에게 부탁할 때, 국수를 사러 갈 때나 마주친다. 첸 부인의 남편과 차우의 아내는 서로의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야근이라고 거짓을 말하고 일찍 퇴근한 차우의 아내, 일본에 출장 간 첸 부인의 남편, 그 시기 일본에서 편지를 보낸 차우의 아내. 그리고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서로의 배우자 것과 같다는 사실을 깨닫고 첸 부인과 차우는 둘만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배우자에게 드는 분노와 사실을 마주 보기 어려운 마음, 그로 인한 외로움 등 감정을 느낀다. 둘은 좋아하는 무협소설을 쓰고, 배우자의 불륜사실을 확인하는 시나리오를 연습하면서 몰려오는 슬픔을 나누기도 한다. 배우자의 불륜을 궁금해하며 시작된 관계에서 자신들도 모르게 생기는 감정에 당혹스러워한다. 배우자의 불륜을 묵묵히 보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피어나는 마음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고 간직하다가 결국 차우는 떠난다. 몇 년 후, 그 둘은 각기 다른 시기에 이전에 살던 집에 방문하고 ‘옆집에는 어떤 사람이 사는지’ 물으며, 서로의 생활을 궁금해한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여전히 품고 함께 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한 채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곤 차우는 누구에게 편하게 털어놓지 못한 비밀을 사원 벽 구멍에 털어낸다. 그리곤 새어나가지 못하게 진흙으로 막으며 그 시절 그 마음을 그대로 봉한다.

차우네와 함께했던 때를 회상하는 집주인의 말에 일렁이는 첸 부인


내가 꼽은 한 장면

차우를 향한 그리움과 혼란스러운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으로 보였다. 그녀 또한 쉬운 선택이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상황과 당시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상처 내지 않고 끝까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자 감내한 아픔이라 생각한다. 어떠한 가림 없이 투명하게 첸 부인의 감정이 보인 모습 같다. 다 표현할 수 없이 소중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 시절에 다른 선택(차우 따라가기)을 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어 보인다. 나도 그렇다.

계절이 가도록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열매를 맺는 화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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