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살만합니다
「감사하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그 언행이) 자기에게 도움이 되거나 흐뭇하여 그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언행이나 사실을) 고맙게 여기다.
감사를 찾았더니 삶이 조금 더 풍성해졌다. 작은 것에 기뻐하고 스쳐 지나가는 것도 다시 보게 됐다. 익숙하게 흘러가는 시간에서 특별한 사건들은 그 자체가 특별해서라기보다 내가 그렇게 바라보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루하루 감사함을 고백하니 나날을 살아갈 힘이 된다.
지난 한 주간 우연히 바라본 사람들은 보기에 좋았다.
고객의 즐거운 하루를 바라기만 하던 내게 즐거운 주말을 바라 주는 고객도.
자신이 경험한 것으로만 세상이 구성되어있는 아이를 위해 핸드폰이란 갇힌 세상을 내려놓는 맞은편 나도.
옹알이하는 아기가 울어 폐 끼칠까 봐 아기에게 열심히 ‘그럼 혼나~’하고 다독이는 젊은 아빠도.
마냥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타인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이 사회가 오랜만에 좋게 보였다.
좋은 소식도 들렸다. 어쩌면 그저 위험요소가 제거된 이야기였으니 감사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희망찬 소식들이었다.
며칠 동안 두통과 뒷목 뻐근함으로 염려되던 엄마의 혈관이 건강하다는 결과가.
수술하고 약 6개월 만에 이제 병원 오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웃는 얼굴이.
10만 원 소액이라도 그렇게 애걸복걸했던 대학원 장학금 선발이.
나쁜 상황에서 조금 나아진 것일지라도, 걱정에서 자유 해지는 건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당연하게 보이는 풍경도 감사하기 충분했다.
해가 지는 짧은 순간순간에 변화하는 색의 향연을. 큰 일교차와 이상기후로 꽃 피운 반가운 벚꽃을.
오랜만에 마주한 옛것과 지금 것이 공존하는 경관을.
이 아름다움을 보고자 하루를 더 살았구나 싶고, 쉽게 지나가지 않고 눈에 꾹꾹 담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좋은 일이 연달아 있어 잠시 불안하다가도 일단 마음 놓고 감사하며 기쁨으로 하루를 충전한다. 그러다가 열받는 순간이 여럿 찾아오겠지만 그 외에 행복한 일은 또 있을 테니까 감사하며 살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