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생겼다. 낯설었고 내가 하게 될 거라 생각해보지 못한 그런 것. 무료한 저녁 시간을 대체하려 가 본 체험에서 반해버려 3개월을 등록해 버렸다. 그리고 짧은 2주라는 기간 동안 경험한 위대한 효과는 이렇다.
1. 퇴사생각을 잠시 미뤄뒀다. 강력히 원했고 실행직전이던 그것을. 취미생활을 위해 이용권을 3개월 결제하면서 반강제로 퇴사는 불가하다. 일터 근처에서 취미를 찾았기 때문에 일과 취미는 세트가 됐다. 꽤 맘에 든다. 새로이 좋아하게 된 취미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선 즐겁게 회사를 다니고자 노력하게 됐다.
2. 생기 있어졌다. 모든 운동은 장비빨이라던가. 취미를 위한 복장을 갖추려고 여기저기 조사하고 자문을 구하고 있다. 부교감신경계가 과하게 활성화됐던 오랜 기간이 언제였는지 모르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됐다. 아주 순식간에 날 변화시켰다. 약도 아닌 고작 옷가지가…
3. 소통이 늘어났다. 완전 생초보임에도 취미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영상으로 보고 있으면 부끄럽고도 흐뭇하다. 이 모습을 뭔 이유에서인지 자랑하고 싶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꼬박꼬박 자랑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대화가 늘었고 한정적이었던 상대에서도 확장 됐다. 그뿐인가, 온통 회사의 부조리를 털어내던 대화가 취미라는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내는 주제로 변했다.
4. 시간에 충실해졌다. 취미를 위해 오가는 시간은 한 시간 조금 넘는다. 퇴근 후 시간 중에 취미시간을 포함해 두 시간 이상을 쓰다 보니 나머지 시간을 알차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잠도 푹 자고 애매한 시간이 아니라 필요한 시간으로 보내려고 한다...라고 하지만 실은 옷 구경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그 또한 필요하다 생각해서 충실히 임했다.
5. 몰랐던 즐거움을 찾게 되어 일상이 재밌어졌다. 불쾌한 일이 있어도 취미를 하다 보면 어느새 관심 밖이다. 그런 외부에서 오는 불쾌함이 내 안의 즐거움을 뺏지는 못하는 게 분명하다.
생소했고 관심 가질 줄 몰랐던 것이 나의 취미가 된 순간 나의 삶은 조금 더 활력 있어졌다. 작정한 3개월만큼은 이 행복이 잘 유지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