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본 아이’는 다르다
발표를 잘하는 아이를 보면,
단지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합니다.
어릴 때부터 발표를 해본 아이는
머릿속에서 생각을 분류하고 정리해서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게 바꾸는 과정을 익히게 됩니다.
이건 단순히 말하기 실력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죠.
한 번이라도 “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라는 태도로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발표를 기다려준 경험이 있는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에 가치를 느낍니다.
“아, 나도 말할 수 있구나.”
“내 생각도 사람들이 궁금해하네.”
이런 경험은 자기 표현력의 뿌리가 되고,
성장하면서 자기주도성과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힘이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발표라는 건 늘 잘될 수 없습니다.
말이 꼬이고, 친구들이 웃고, 뜻대로 흐르지 않기도 하죠.
하지만 그 경험을 반복하면서
아이들은 ‘망쳐도 괜찮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실수해도 다음엔 또 말할 수 있고,
결국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그건 어떤 시험 점수보다도 소중한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경험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문자는 잘 쓰지만,
말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표 경험이 많은 아이는
자신의 감정, 의견, 생각을
자연스럽게 말로 풀어내는 데 익숙합니다.
이건 단지 학교에서의 발표만이 아니라,
친구 관계, 갈등 상황,
나중에 사회생활까지 영향을 주는 핵심 역량입니다.
“우리 아이는 원래 내성적이라…”
“말이 없는 성격이에요.”
많은 부모님들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시죠.
하지만 발표는 성격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조용한 아이일수록
‘안전한 상황에서 자신을 말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내는 조용한 발표는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아이의 내면에 조용한 자신감을 만들어줍니다.
발표를 잘하는 아이는 처음부터 말을 잘해서가 아닙니다.
말해볼 기회를 자주 가졌던 아이입니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원은
“그 생각 정말 좋은데, 한번 발표해볼래?”
“틀려도 괜찮아, 네 말이 듣고 싶어”
이렇게 말해주는 겁니다.
말을 해본 아이는, 나중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언어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그건 공부보다도 먼저,
우리가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