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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진로를 찾도록 돕는다는 것

by 녹색땅

아이에게 “너는 커서 뭐 되고 싶어?”

이 질문을 몇 번쯤 해보셨나요?

처음엔 귀엽게 ‘소방관이요’, ‘아이돌이요’ 대답하던 아이가

어느새 “몰라요” 혹은 “그런 건 생각 안 해봤어요”라고

말할 나이가 되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밀려옵니다.

‘아직 뭘 하고 싶은지 모르면 어쩌지?’

‘너무 막연하게 사는 거 아닌가?’

하지만 진로는 누가 정해주는 것도,

정답이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정답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옆에 있어주는 것’입니다.


1. 말보다 먼저, 듣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진로에 대해 조언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재미있었던 활동,

요즘 자주 보는 유튜브 콘텐츠,

최근 읽은 책이나 자주 떠올리는 생각 같은 것들.

사소해 보이지만

그 안에 아이의 관심과 방향성이 숨어 있습니다.

부모가 그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줄 때,

아이는 자기 생각을 조금씩 꺼내 놓습니다.

진로는 바로 그 작은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2. 정답이 아닌, 가능성을 보여주세요

“너는 이걸 잘하니까, 이런 직업이 좋겠다.”

이 말은 선의이지만 때로는 아이를 좁은 길로 이끌 수 있습니다.

대신 “이걸 할 때 너 참 집중하더라”,

“이런 활동에 관심 있는 것 같던데, 더 알아볼까?”

이런 식의 말은 아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말입니다.

진로는 고정된 목표가 아니라

관심과 흥미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여정입니다.

아이가 걸어가는 길을 미리 정해주기보다,

길이 여러 갈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게 해주세요

많은 아이들이

‘잘한다고 칭찬받은 일’을 진로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진짜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인지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 바라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발표를 잘한다고 해서

모두가 교사나 방송인을 꿈꾸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감정 —

‘내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기분이 좋았다’는 경험일 수도 있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재밌다’는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조금씩 도와줘야 합니다.


4. 다양한 경험을 겪게 해주세요

진로는 머리로만 찾을 수 없습니다.

직접 보고, 해보고, 실수도 해보면서

조금씩 모양을 갖추는 것이죠.

짧은 체험활동이나 방학 중 직업 관련 캠프,

좋아하는 주제의 강연이나 전시회,

혹은 한 달간 무언가에 도전해보는 프로젝트 같은 것들도 좋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아이에게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 혹은

“의외로 재밌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진로 탐색의 핵심은 바로 이런 직접 경험의 축적입니다.


5. 조급해하지 마세요

진로를 너무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있지만,

모든 아이가 10대에 ‘인생의 목표’를 찾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20대, 30대까지도

계속 탐색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

오늘날의 진로 현실입니다.

부모가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라고 말해주는 순간,

아이는 조급함보다 탐색의 즐거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여유 속에서

자기만의 방향을 더 정확히 찾아갑니다.



아이의 진로는 마치 작은 배가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부모는 그 바다에 방향표 하나 세워주는 등대가 되어주는 것이죠.

“왜 벌써 진로를 못 정했니?”

보다는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같이 찾아보자”

이런 말이 아이에게는 훨씬 오래 남습니다.

진로는 ‘어떤 직업을 가질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더 깊은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그 길을 아이 혼자 외롭게 고민하지 않도록,

부모라는 존재가 함께 걸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의 삶을 조금 더 믿고 걸어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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