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여름을 기다리며......
초여름 어슴프레 밝아지는 새벽 5시, 라디오를 즐겨 듣던 소녀는 좀 더 커서 새벽 5시까지 음주가무를 즐기는 20대가 되었다. 조금씩 떨어지는 체력에 시간은 점점 앞당겨졌고 신데렐라 놀이가 시작될 때쯤, 아이를 낳은 후로는 다시 여름을 기다리는 어른이 되었다.
생명에 힘이 넘치는 찬란함이 가득한 여름을 좋아한다. 아이와 바닷가 물에 몸을 맡겨 둥둥 떠다니는 자유를 만 끽하는 순간을 사랑한다.
언젠가 아이가 나와 둘이 떠나는 여름을 불편해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다시 나만의 여름을 다시 찾아보리라.
그전까지는 '지금 나의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 두어야지. 나이에 내 몸이 깊이 물들어 물놀이할 기력도 없어질 때, 두고두고 꺼내 볼 나만의 사진첩을 만들어야지.
신발이 고래가 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푹푹 꺼지는 모래사장 위에서 신발이 고래로 변하는 그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