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

아이에게 배우는 언어

by 글푸름

대화는 상대방과의 공감입니다.

쓰이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언어의 온도(뉘앙스)가 더욱 중요한 거 같습니다.


아이들을 통해서

제가 생각보다 "~~ 해!"라는 구조의 말을 자주 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먹고 해”
"준비해”
“이거 해"
“저거 해" 등등...


의식하지 않았고 부드럽게 건네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한가한 주말 점심

아이들과 점심식사를 맛있게 먹고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찾아왔습니다.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자, 이제 너희하고 싶은 거 해”


그러자 갑자기 돌아오는 말이 있었습니다.

첫째 아이의 한마디

“아빠, 왜 시켜!”


이어서

둘째 아이의 두 마디

“맞아! 왜 자꾸 우리한테 이거 해~ 저거 해~ 라고해"


순간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아니, 아빠가 언제 시켰어?
지금도 그냥 하고 싶은 거 해 라고 했는데?”


그때 둘째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오래 기다린 진실의 순간이 왔다는 듯..)

“아빠, 모르겠어?
"해"는 시킬 때 쓰는 말이야!”


순간, 얼음(프리징)이 되었습니다.


잠시뒤, 얼음이 녹으며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제야, 무슨 의미로 아이들이 받아들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저는 늘 ‘시키는 사람’으로 느껴졌을까요?


"아이들에게 이렇게 들리지 않았을까요?"


비록 마음은 그게 아니었어도 말 끝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구나...

내용보다 온도(뉘앙스)가 더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어른들은 말의 내용을 먼저 듣지만,
아이들은 말의 무드를 먼저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단어를 듣지만, 아이는 리듬을 듣습니다.


아이는 말의 끝에서 온도를 느끼고 저는 아이를 통해서 또 한 번 세상을 배웁니다.




[내 머릿속 IT사전] - 가볍게 봐주세요.

프리징(Freezing): 기획, 디자인, 개발 등에서 스펙이나 데이터를 변경하지 않도록 확정하는 것으로 주로 프로젝트/서비스 오픈을 위해 일정 시점 이후 고정/확정시키는 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