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자체 배터리의 대량 생산 계획은 없다.
2022년 이후 2차 전지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발언입니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는 자사의 배터리 전략을 발표하는 ‘배터리 데이’에서 2차 전지와 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국내 주식 시장의 관심은 국내 2차 전지 관련주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에 쏠렸습니다. 테슬라가 2차 전지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 알려지면서 2차 전지가 미래 투자 유망 종목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2차 전지가 무엇이길래 국내외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는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2차 전지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2차 전지란 한번 사용하고 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1차 전지와 달리 방전 후에도 다시 충전해 반복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말합니다. 즉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의 충전 방식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1차 전지의 경우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리게 되는데 이때 새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이 소비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방전 후에는 화학물질로 인해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반면 2차 전지는 충전을 통해 500~2000번까지 반복해 사용할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입니다.
2차 전지는 양극, 음극, 전해질, 분리막, 용기로 구성돼 있으며,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의 전해질을 통해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전기적 흐름에 의해 전기가 발생합니다. 그중에서도 미래 이동 수단으로 꼽히는 친환경 전기차에 필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표적인 2차 전지로 꼽히죠. 2차 전지의 핵심 물질이 바로 ‘리튬’이기 때문입니다.
리튬은 원자기호 3번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 중 세 번째로 가벼운 물질이에요. 리튬을 활용한 2차 전지는 보통 전지보다 적은 무게로 높은 전압의 전기를 만들게 되는데요. 일반 전지의 전압은 약 1.3~2 볼트가량이지만, 리튬이 포함된 전지의 전압은 3볼트 이상입니다.
또한 타 금속 이온에 비해 작고 가벼워 단위당 높은 에너지 밀도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휴대용 전자기기부터 시작해 전기 자동차, 로봇 등 2차 전지를 만들기 위해 없어선 안될 핵심 소재입니다.
무엇보다 2차 전지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자랑합니다. 동일 용량의 다른 배터리보다 무게와 부피 소형화가 가능하며 카드뮴, 납, 수은 등 환경 규제 물질을 포함하지 않아요. 충전되었다가 갑자기 줄어드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보통 배터리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합니다.
2차 전지가 활용되는 전기차 생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항목은 원재료값의 상승입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코발트, 망간 등 원료 소재의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차 원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죠.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원가의 40% 수준을 차지해요.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과 안정적 공급선을 유지하는 것이 전기차 배터리 가격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새 배터리 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는 배터리의 원재료를 추출해 배터리 제조에 다시 사용하는 구조의 ‘폐 배터리 재활용’ 사업입니다.
배터리 재활용은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의 7.3%를 줄일 수 있고,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선순환 사이클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닛산, 토요타, BMW, 현대차 등 전기차 선진국은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자원순환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죠.
많은 기업들이 자원순환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중에서 주목할만한 기업은 영풍 기업입니다. 이강인 영풍 CEO는 신축년 신년사에서 "2차 전지 리사이클링으로 회사를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사실 영풍 기업은 2006년부터 낭비되는 금속 자원을 재활용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최초의 아연 제련소 TSL 공장이 설립됐죠. 1TSL 공장에 이어 2TSL 공장을 준공했으며, 3TSL도 완공했습니다. 여기서 'TSL'은 Top submerged lance라고 하여 유독 물질로 취급되는 아연 잔재를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즉 전지 처리 공장에서 효율적으로 광석이나 기타 원료에 들어 있는 아연을 뽑아내 정제하는 아연잔재처리법을 일컫는 용어죠.
이 기술은 친환경적 생산 공법으로 아연괴를 만들어 낼뿐만 아니라 남은 부산물에서 최대한 유가 금속을 뽑아냅니다. 세계 각지 제련소들이 광석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비율이 약 90% 정도라면 영풍그룹의 TSL은 100%에 가까운 회수율을 보이죠. 때문에, 같은 원료라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원 재활용’이라는 관점에서도 정부의 환경 정책과 맞닿아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금속 원료를 버리는 것 없이 가공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부가가치가 상당합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오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50GWh 이상의 폐배터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9년에 이르면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 배출량이 약 8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맞물려 전 세계 폐배터리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약 3% 수준에서 향후 9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어요.
폐배터리의 시장이 커진 만큼 2차 전지는 단순 재사용부터 원료 추출을 통한 재사용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제품의 원가 절감은 물론, 밸류체인 구축까지 가능합니다. 배터리 폐기 시 발생할 수 있는 토양·해양 오염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몇십 년 후 자동차 배터리 제조사나 완성차 업체, 배터리 소재 기업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블루오션 사업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일회성 자원 낭비와 기술 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유독 물질의 환경 오염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오염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자동차는 휘발유나 경유를 주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는 강한 매연을 뿜어 내지요.
하지만, 2차 전지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의 경우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매연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배터리 부품에 들어가는 원재료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많은 대기업에서는 배터리 재활용 개발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포스코, SK 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죠. 그중에서도 영풍 기업의 TSL은 미래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려 하는 국내 기업들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어요.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소재를 꾸준히 개발해 환경과 기술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간다면, 제품 전 생산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원 낭비는 물론 환경 오염의 부정적인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