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리뷰
1964년,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난 한 청년이 눈곱을 떼기도 전에 피아노로 달려갔다. 꿈에서 들은 멜로디가 꿈결처럼 흩어지기 전에, 현실에 붙잡아두기 위해 떠오르는 대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렇게 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곡이자 가장 많이 재생된 곡. 20세기 최고의 곡, 20세기에만 무려 7백만 번이 넘게 연주된 비틀즈의 예스터데이가 탄생했다.
잠들기 전 유튜브로 명곡 탄생 비화에 대해 시청한 여자는 흥미진진함과, 신기함 그리고 소량의 ‘부러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지난밤 꿨던, 잘 기억도 나지 않는 평범하디 평범한 꿈을 떠올렸다.
평범한 사람은 꿈도 평범하구나
그녀는 본인의 작고 소중한, 너무 작아서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는 상상력을 위로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원하는 꿈을 마음껏 골라서 꾸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여자는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에서 눈을 떴다. 처음이지만, 처음이 아닌 듯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을 찾아갔다.
내가 이런 곳을 알았던가?
이곳은 잠든 손님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 중이다. 몰디브에서 3박 4일 휴가 보내는 꿈,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는 꿈, 하늘을 훨훨 나는 꿈 등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는 없는 꿈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단, 발 빠르게 움직여야 원하는 꿈을 쟁취할 수 있다.
여자는 총 5층으로 꾸며진 백화점을 둘러봤다. 1층은 특별한 손님이 예약 주문한 꿈과 유명한 꿈 제작자들의 한정판 꿈을 판매한다. 2층은 친구를 만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평범한 일상을 꿈으로 만나는 곳이다.
3층은 히어로가 되거나 하늘을 나는 등 버라이어티하고 액티비티 한 꿈을 4층은 아기와 동물 손님을 위한
아기자기한 꿈을 판매한다. 5층은 팔리지 않은 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곳으로 가끔 질 좋은 고급 꿈을 만날 수 있다.
백화점을 모두 둘러본 여자는 다시 2층으로 향했다. ‘비틀즈의 예스터데이처럼 인생을 바꿀 꿈을 꾸면
좋겠다’고 잠깐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평범한 일상이 가장 취향이었기 때문이다.
꿈을 구매한 여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은 어수선했는데, 신입 직원이 출근 첫 주부터 가장 비싼 꿈 값을 도둑맞았다는 것이다. 여자는 가장 비싼 꿈 값이 무엇이고, 어쩌다가 도둑맞았는지 호기심이 일었다. 그리고 직원에게 말을 걸려던 도중,
잠에서 깨어나버렸다.
분명히 무슨 꿈을 꾼 것 같은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놓쳤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곧 다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