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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풍석포제련소 Jun 18. 2021

환타, 알고보니 나치와 자본주의의 숨겨진 민낯?


보스턴 차 사건.1773년,영국에서 차 상자 342개가 바닷속에 영원히 수장됩니다.40톤의 찻잎이 담겼던 상자는 보스턴 항만 앞바다의 색을 변하게 할 정도였죠. 



영국이 본국 동인도회사에 차 독점권을 부여하고 북아메리카 식민지에서는 차 밀무역을 금지하자 화난 미국 식민지 사람들이 차 수입을 막아버렸습니다결국 이는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됩니다.



영국이 7년간 일으킨 전쟁비용을 차에 대한 관세로 충당하려고 했던 것처럼전쟁에 적극적으로 ‘동원’된 음료가 또 있습니다. 바로 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선전음료이자 전투식량 ‘환타’입니다.



환타는 콜라의 대체재로 탄생한 음료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코카콜라 소비량이 많은 나라였죠. 코카콜라는 일을 마치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실 수 있는가격이 싼 음료였는데요. 1939년, 독일에 생산된 콜라는 무려 450만병으로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1940년, 독일인들은 코카콜라를 맛보기 어려워집니다. 미국산 제품이었던 코카콜라를 독일까지 가져와야 하는데, 영국이 해상로를 봉쇄해버린 거죠. 독일로 코카콜라 원액을 보낼 수 없게 된 독일 지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집니다. 코카콜라 독일 지사장이었던 막스 카니트는 콜라를 대체할 수 있는 음료를 고민하는데요. 이렇게 탄생한게 ‘환타’입니다.



맛은 어땠을까요처음에 막스 카이트는 치즈나 버터를 만들다 남은 찌꺼기인 노란 액체인 유장사이다를 빚고 남은 섬유질여기에 과일주스와 탄산가스를 넣고 환타를 만듭니다. ‘마시면 기분 좋은 생각이 든다라는 의미인 판파지(fantasie)에서 차용한 환타(fanta)라는 이름도 만들어 내죠.



이렇게 전쟁통에서 탄생환 환타는 독일 정당성을 대변하는 역할도 수행했는데요생산 초기에는 나치 콜라(Nazi Cola)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정도에 호랑이에 물려 뜯기거나 불구덩이에서 죽음을 당하는 유대인 삽화를 환타에 넣기도 했습니다.



독일은 오래된 전쟁으로 물자부족에 시달리기도 했는데요전쟁이 막바지에 다르면서 요리에 사용할 설탕마저 귀해지자 독일 가정에서는 설탕 대신 이 환타를 씁니다이렇게 독일의 코카콜라 사랑음료를 통한 전쟁 정당성 부여설탕의 대체재 과정을 겪으면서환타는 단기간 독일의 국민 음료로 등극하죠.



하지만 종전 후 환타는 전쟁과 나치가 떠오른다는 이유로 판매가 중지됐는데요.1955환타의 상품 등록 시효 말소가 지나자이탈리아 지사에서 재출시가 가능해졌습니다지금처럼 오렌지 맛이 나는 환타는현지 감귤류를 이용해 이때 만들어졌죠.



이후 우리가 마시는 포도향파인애플향레몬향 등다양한 제품들이 출시 됐고 과일맛과 우유맛을 느낄 수 있는 환타 스무디도 출시됐죠. 2019년엔 슬러시처럼 얼려먹는 환타 프로즌도 등장합니다밝고 활기찬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환타그 뒤엔 숨겨진 자본주의와 전쟁의 민낯환타가 세계 5대 음료가 되기까지의 여정흥미롭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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