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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탓

by 알렉산더

하얀 눈이 휘몰아치는 겨울, 기도와 준호가 산을 헤메고 있었다.
"이제 전파도 안 통해."
가만히 있던 준호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기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뭐 그래서 내 탓이라는 거야? 너가 산에 가자고 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 없었잖아!" 준호의 말이 발단이 되어 기도가 핏대를 높였다.
준호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뭔 소리야? 내가 산에서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어? 그리고 너도 산에 가는 거 찬성했잖아."
기도는 팔짱끼고 한숨을 쉬었다.
“그니까, 니가 애초에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산에 올 일이 없었을 거 아니야. 먼저 말 꺼낸 니 잘못이지."
"그만하자. 길이나 찾자."
그러나 아무리 돌아다녀도 길을 가리키는 표지판은 나오지 않았다. 준호는 조바심이 나는 얼굴로 지도를 찾아봤다.
"여긴 지도에도 안 나오는 거 같은데....
"그러니까 처음부터 핸드폰을 키자고 했어야지."
준호는 황당한 표정으로 기도를 쳐다보았다.
"나는 너만 따라갔는데 왜 내 탓을 하는데? 너가 나 믿고 따라오라 했잖아."
준호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너 지금 나한테 책임을 전부 떠넘기는 거야?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가만있었던 너는 잘못이 없어?"
기도는 눈을 부릅뜨며 준호의 멱살을 잡았다.
"제발 진정해. 남탓하지 말고 이곳을 벗어나는데에만 집중하자."
기도는 준호를 밀치면서 손을 털었다.
"됐고, 너 배냥에 가져온 초콜릿 있지? 배고프니 그거 나 좀 줘."
"나 먹을 것도 얼마 없어."
준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닥치고 이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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