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세요.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벌어진지 석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그린피스는 갤노트7의 친환경적 처리 계획을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다음 신제품인 갤럭시S8 출시를 코앞에 둔 지금, 과연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걸까요?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3일 기자회견에서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공개하며 갤노트7의 처리계획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방식과는 달리, 잦은 신제품 생산 출시에만 몰두하는 현 사업모델 안에서 제2, 제3의 갤럭시노트7 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품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부품 재활용ㆍ재사용이 용이하도록 고객을 중심에 둔 진정한 혁신적 사업모델을 수립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는 “단종 및 리콜된 갤럭시노트7 430만 대에 대해서 전량 폐기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친환경적인 처리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방법과 기간 등 처리 계획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 없으며, 그린피스와 처리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타임라인과 처리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세계 3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갤럭시노트7을 단순폐기해선 안 된다고 요구한 데 대한 삼성전자의 약속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 처리 과정에 대한 투명하고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글로벌 고객들의 신뢰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신제품인 S8 출시 발표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이 말하는 이제까지 없던 스마트 기기는 갤노트7에서 얻은 삼성의 교훈을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즉, 디자인 혁신을 통해 수리가 용이하고 고장난 부품을 손 쉽게 교체할 수 있으며, 수명이 다 한 후에는 재활용, 재사용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순환형 생산 방식입니다. 꿈 같다고요? 이미 몇몇 기업들은 갤노트 7같은 사태 없이도 고객과 환경을 생각하는 사업모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월 20일, 한 언론은 삼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 오는 6월부터 기존 갤노트7에서 배터리 용량을 낮춘 리퍼비시 제품을 인도와 베트남 등지에서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기사에 따르면, 확인 결과 삼성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린피스는 실체 없는 루머만 양산되는 현실을 우려해 2월 22일, 갤노트7의 재활용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래서 2월 26일 삼성전자 기자회견장에서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담긴 요구를 비폭력 직접행동을 통해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진정한 혁신은 조급한 기능 혁신이 아닌 생산방식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혁신이란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그리고 3월6일, 배터리 용량을 낮춘 갤노트7을 오는 7월 국내에서 판매하기로 했다는 ‘삼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가 또다시 흘러나왔습니다.
삼성은 전세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갤럭시S8을 ‘언박스'하기 전에 갤럭시노트7의 처리계획을 투명하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발표해야 합니다. 고객들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드러나는 삼성의 리더십을 신뢰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재활용으로 새로운 IT혁신에 나서도록 요구해주세요. 서명하기
글: 이현숙/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선임 글로벌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