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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온도,
우리를 지키는 온도 1.5도

"지구를 지키는 온도, 우리를 지키는 온도 1.5"


햇살이 따사롭던 지난 5월 20일 서울 청계광장에 그린피스와 WWF(세계자연기금), 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 등 세계적인 환경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청년 환경단체와 정당, 대학 동아리, 유럽연합대표부 등 수백여 명의 시민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바로 '기후행진 2018'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죠.


행사을 알리는 무대 위 커다란 천막에는 '지구를 지키는 온도, 우리를 지키는 온도 1.5도'라는 슬로건이 쓰여 있었습니다. 1.5도는 '21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뜨거워지지 않게 노력을 기울이자'는 파리기후협정에서의 약속을 가리킵니다.


날 좋은 5월의 행사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시끌벅적했습니다. 그럼 잠시 현장 모습을 감상하실까요?


기후행진 2018에 참여한 시민이 광화문 길을 따라 걷고 있다 / 그린피스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직접 만든 '1쩜5도 쏭'을 부르고 있다 / 그린피스


수백 명의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만든 1.5°C 휴먼 레터(human letter) 퍼포먼스 / 그린피스


기후행진 2018에 참여한 시민들이 직접 두들링(낙서)해 만든 그린피스 배너 / 그린피스


기후행진 2018의 선두에서 함께한 그린피스의 북극곰 폴린(Pauline) / 그린피스


기후행진 2018에 참여한 시민들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그린피스


기후행진 2018에 참여한 사람들이 바라는 것 한국 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입니다. 2016년 기준 지구 평균 온도는 약 1.1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 피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앞으로 지구와 인류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하죠. 그렇지 못하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태풍, 해일, 홍수, 가뭄, 혹서 같은 이상 기후는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국내 어장에서 자취 감춘 명태… 현실이 된 기후변화


지구 평균 온도 1.1도 상승. 얼핏 숫자는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 그 피해는 막대합니다. 혹시 기후변화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의 문제로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 생활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이제 사시사철 우리의 호흡을 곤란하게 만드는 미세먼지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환경문제입니다.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주범인 것을 생각하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관계는 형제뻘쯤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는 한반도 대기를 정체시켜 한국의 대기오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한 연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그뿐일까요? 혹서와 혹한, 점점 열대성으로 변해 가는 이상기후도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매년 새롭게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하는 여름과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때를 가리지 않는 갑작스런 소낙비와 더 세진 태풍도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직 여름이 오지 않은 벌써부터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고, 제습기가 필수품이 된 것도 기후변화의 여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전 세계를 두려움과 슬픔에 빠트린 태풍 하이옌은 필리핀에서 약 8천여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작년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는 약 338조 원의 경제적 피해를 끼쳤다고 하죠. 기후변화는 이제 핵무기나 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는 생태계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20년 전 대구 사과의 북방한계선은 이미 강원도 산간 지방까지 확대됐습니다. 우리의 정겨운 생선 명태는 우리 어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감귤은 고흥, 진주, 통영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졌습니다. 동남아에서 발견되던 바다 생물들은 하나둘 남해와 제주 연안에서 발견됩니다.


'기후 악당' 한국, 여전히 기후변화 대응은 '매우 불충분'


한국은 파리협정을 통해 2030년까지 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한국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기후 악당'으로 평가됐고,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평가는 '매우 불충분'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가 더 야심찬 기후변화 목표를 설정하려고 해도 기업과 산업계의 저항이 강력합니다. 기업의 논리는 온실가스 감축이 경제성장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미루고 있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짊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기후변화에서 '기회'를 엿봤다


국내의 반응과는 달리 전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기회라고 이야기합니다. 국가정책뿐만 아니라, 기업 정책, 금융 정책까지 모두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며 기존의 산업 모델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이나 구글, 이케아 등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했습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인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애플 인도 본사 앞에서 그린에너지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액션을 펼치고 있다 / 그린피스


세계 은행, 보험사, 연기금의 행보도 주목할 만합니다. 노르웨이 연기금과 독일의 알리안츠 생명, 영국의 HSBC은행, 일본의 다이이치생명보험 등 금융계의 '큰손'들은 투자 원칙을 바꿔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있습니다. 대신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할 것을 선언합니다. 그들은 이런 투자를 '미래를 위한 더 똑똑하고, 더 옳은 투자'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영국과 캐나다 정부의 주도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17년 결성된 '탈석탄연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은 이미 28개 국가, 8개 지방정부, 28개 기업이 참여하는 거대 규모의 연맹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고, 화석연료 사업을 퇴출을 지향합니다.


세계가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생활과 산업 통째로 바꾸는 변화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책은 아직도 '현 상태에서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골몰하는, 소극적인 외침에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과학자들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야심차게 움직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현 상태에 안주한 기후변화 대응은 우리의 앞날을 구제할 수 없다고 말이죠. 기후변화 대응은 '우리의 생활과 산업 전체를 바꾸는 커다란 변화'여야만 가능합니다.


올해는 국내 기후변화 정책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해입니다. 현재 정부는 6월까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재보완을 통해 국내 온실가스 감축량을 다시 산정할 계획입니다. 10월 송도에서 열리는 IPCC 48차 총회에서는 1.5도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1.5 특별보고서'가 채택됩니다. 여기서 한국은 의장국의 역할을 맡았죠. 한국이 더 이상 기후변화 대응에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그린피스는 수 백여 명의 시민 여러분이 기후행진 2018을 통해 만들어주신 목소리를 모아, 한국이 더 야심찬 기후변화 대응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캠페인을 해 나가겠습니다.


기후변화를 막는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응원해주세요!

>>서명하기<<


글: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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