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과 그린피스가 함께 이끌어 낸 변화를 소개합니다.
지난 6월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생가능에너지 기업 전력구매계약(PPA) 도입 검토' 내용이 담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을 심의·확정했습니다. 그보다 2주 앞서 발표된 '제3차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습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국가 최상위 에너지 계획으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나 제5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등 세부 에너지 정책에 근거와 방향을 제시합니다. 또한,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은 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중요한 중기 국가 전략입니다. 기업PPA 제도 검토가 주요 국가 정책(그것도 두 개 씩이나!)에 반영된 것은 그린피스가 시민들과 함께 꾸준히 진행해 온 캠페인의 중요한 성과입니다.
지난해 6월 그린피스와 시민들이 끈질기게 요구한 결과, 우리나라 최대 수출 기업 삼성전자는 미국, 중국, 유럽 사업장을 화석연료 대신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삼성의 고향인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약속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국내에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콕! 집어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보급량도 전체 전력생산량의 2.2%로 절대적으로 낮습니다.(출처: 한국전력통계 제87호, 2018)
이에 그린피스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기업이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지난 2월 '굿바이, 굿바이(Goodbye, Good Buy)!'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지난 5월 21일 재생가능에너지 기업 전력구매계약(PPA) 도입 검토 내용이 담긴 국가전략이 심의·의결되는 등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업 전력구매계약(PPA, 이하 기업 PPA)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해 깨끗한 전력을 직접 사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현존하는 여러 가지 재생가능에너지 조달 방법(녹색요금제, 자가 발전 등) 중 재생에너지 시설 확충 효과가 가장 큽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선언한 해외 기업들 역시 이 방식을 가장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업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에 앞장서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가 처한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산화탄소 등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7%가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통한 에너지 생산에서 발생합니다. 기업은 전 세계가 생산하는 전기 에너지의 3분의2 정도를 소비하는 주체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이 재생가능에너지만 쓴다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해 기후재앙을 늦출 수 있습니다.
175개나 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고 있고, 거래 업체에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든 제품을 납품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해 해외 기업들은 기업 PPA 제도를 통한 태양광, 풍력 발전량을 확보 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 제도는 국가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이 구매하는 만큼 국가 재생가능에너지 설비가 확충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기업 PPA를 통해 지난해 한 해만 6.43GW(105만 가구에 1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에 달하는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확충했습니다.
이에 그린피스는 지난 3개월 동안 기업의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가능케 하는 여러 가지 제도 중 기업 PPA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며 시급히 도입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린피스는 기업 PPA의 국내 정착을 위해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기업 PPA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국회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그 이후 국회 본회의장, 에너지전환포럼 1주년 기념식,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 등 주요 에너지 정책 현안이 논의되는 곳을 방문해 청개구리 가면을 쓰고 기업 PPA제도를 촉구하는 배너를 펼치는 비폭력 직접행동(NVDA)를 진행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들입니다. 앞으로도 그린피스는 우리나라 기업이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 기후변화 위기 해결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업 PPA제도가 실효성 있는 형태를 갖춰 공식적으로 도입, 실행할 때까지 캠페인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굿바이, 굿바이(Goodbye, Good buy!) 캠페인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린피스 후원에 동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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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