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R(EV)IEW④] 허성일 코나 일렉트릭 운전자
전기차 10만 대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전기차를 둘러싼 오해는 여전히 많습니다. 그린피스가 전기차 운전자를 만나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유기농 음식을 먹는 것과 전기차를 타는 것은 비슷합니다. 유기농 음식이 말도 안 되게 비쌌다면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전기차가 말도 안 되게 불편했다면 도로에서 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두 아이의 아빠 허성일입니다.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있습니다.
Q.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태양광 발전소 운영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앞으로 주류가 될 산업이 무엇인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인간의 성장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커졌습니다. 현재와 미래를 봤을 때 재생가능에너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산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전기차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재작년에 아이들 축구 시합이 있어 제주도로 여행을 가게 됐습니다. 렌터카로 어떤 자동차를 선택할지 고민하다 볼트 EV를 빌렸습니다. 가장 놀랐던 점은 충전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직접 해 보니 편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가장 좋았던 점은 비용이 내연기관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게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간의 경험으로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질문에 답을 낼 수 있었습니다.
Q. 오늘 남양주에서 서울까지 먼 걸음을 해 주셨습니다. 연료비는 얼마나 들었나요?
제 전기차는 1kW당 8km를 갈 수 있습니다. 남양주에서 서울까지 30km라고 가정하면 4kW 정도를 쓰게 됩니다. 톨비를 제외하면 1kW당 180원으로 계산해도 800원이 안 됩니다. 톨비도 2020년까지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였다면 기름값으로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갔을 것입니다.
실제로 차계부를 꾸준히 작성하고 있는데, 내연기관차를 탈 때보다 비용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에어컨 필터 하나 바꾼 게 끝입니다. 자동차는 늙으면 늙을수록 유지비가 늘어나는데, 전기차는 유지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몇몇 분들은 배터리에 대한 질문을 하십니다. 제 생각에는 휴대 전화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휴대 전화 배터리는 하루 24시간 사용하고, 짧게는 2~3년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는 하루 1~2시간 사용하고, 길게는 20~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자제 분들도 함께 걸음해 주셨습니다. 전기차를 패밀리 카로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
저희 가족은 4명이 함께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운동할 때 쓰는 물품을 싣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평균 가구원 수는 2.5명 정도입니다. 대부분 저희보다 적을 텐데 저희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 합니다. 운동용품을 싣고 가도 충분합니다. 아이들도 지금까지 경험한 자동차 중에 가장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Q. 전기차는 단거리용으로는 적합하지만 장거리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실사용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거꾸로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주행 거리가 200km에서 500km까지 올라왔습니다. 350km 정도면 충전소를 여유 있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 축구 시합이 지방에서 열릴 때가 많은데, 휴게소마다 충전소가 마련돼 있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Q. 전기차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전기차로 우리 도로를 전부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에게 전기차를 경제성 때문에 선택했는지, 환경 때문에 선택했는지 반문해 봤습니다. 저에게는 환경이 더 중요했습니다. 경유차, 휘발유차를 구매하면 할인을 해 준다고 하더라도 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기농 음식을 먹는 것과 전기차를 타는 것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유기농 음식이 말도 안 되게 비쌌다면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전기차가 말도 안 되게 불편했다면 도로에서 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행 거리가 가장 큰 고려 대상인데, 코나 일렉트릭만 해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문제 없이 갈 수 있습니다.
제 바람과는 별개로 전기차는 상품 자체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기술적 접근이 쉬워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을 것입니다.
Q. 그렇게 되려면 어떤 주체의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확대하고, 충전소를 표준화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충전소에 대한 이야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은 여러 가지 제품을 생산해 선택의 권리를 넓혀 줘야 합니다. 전기차에도 다양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gkr@greenpeace.org로 이메일을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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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나현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