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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앙으로 멸종 위기에 빠진 한국 동물 Top 6


다가오는 5월 22일은 UN이 지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입니다. 과거에는 과도한 산업화로 생물다양성이 파괴되었지만, 이제는 기후 재앙으로 생물다양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여름은 역대급으로 더워지고 겨울은 전례 없이 따뜻해지는 등 기상 이변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현상을 ‘기후 변화’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었지만,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 이제는 ‘기후 재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 기후 재앙으로 간신히 생존하고 있는 동식물들이 집단으로 멸종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기후변화로 그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한국의 대표적인 동물들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놀라운 그들만의 능력과 가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추위에 강하지만 더위에 약한 붉은점모시나비

사진 출처: https://www.inaturalist.org/photos/30877012

새하얀 반투명 날개에 붉은 점이 포인트로 찍혀, 예쁜 모시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붉은점모시나비. 2017년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진행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 생물 101’ 대국민 투표에서 당당하게 곤충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붉은점모시나비는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곤충과 달리 붉은점모시나비는 더위에 약해 여름 동안 알 속에서 여름잠을 잡니다. 반면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말에서 12월 초에는 애벌레로 부화해 기린초 어린싹을 먹으며 영하 48도의 추위를 견디며 살아갑니다. 작은 곤충이지만 추위에 생존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다양한 항바이러스 물질을 만들 수 있는 붉은점모시나비 의 비밀을 더 알기도 전에, 최근 심해지는 기후 재앙 현상으로 2012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2018년에는 한 단계 더 높은 1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기후위기로 위험에 처한 생태계를 지켜주세요.


2. 토종생태계의 수문장, 물장군

사진 출처: https://www.inaturalist.org/photos/2781939

한때 대한민국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대표적인 외래종, 황소개구리의 천적이 나타난 것을 아시나요? 바로 물장군입니다.


물장군은 자신보다 덩치가 큰 다양한 동물들을 잡아먹을 수 있는 특수한 소화효소와 사냥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로 물장군은 한국 생태계를 교란하는 황소개구리뿐만 아니라 개구리, 올챙이 등 물속의 척추동물, 살무사와 같은 맹독성 뱀까지도 잡아먹습니다. 생태계의 균형을 깰 포식자들의 개체 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에 토종 생태계의 수문장이라 말할 수 있죠.


하지만 물장군도 기후 재앙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물장군은 주로 웅덩이, 농수로, 작은 연못 등 물이 고인 민물 습지에 서식하는데, 한반도의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며 그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물장군이 멸종하게 된다면 그 천적인 황소개구리, 살무사 등 포식자의 수가 급증해 국내 생태계는 또다시 큰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3. 향기에 사라질 뻔한 사향노루

사진 출처: https://www.inaturalist.org/photos/2560984

늦여름과 가을 사이에 가장 어울리는 향수로 언급되는 머스크 향. 이 머스크 향이 우리나라 말로 사향입니다. 사향노루는 말 그대로 사향이라 불리는 분비물을 뿜는 포유류로, 사람들이 향수와 약재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사향노루를 마구잡이로 포획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남한에서는 화천군, 철원군 등에서만 눈에 띄고 북한에서도 백두산이나 묘향산 같은 첩첩산중에서만 겨우 보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향노루는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종 1급 동물로 지정되었습니다. 2016년 환경부에서 펴낸 ‘DMZ 일원의 생물다양성 보고서’에서는 만약 DMZ가 없었다면 이미 멸종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최근에는 포획이 금지되어 간신히 위기를 피했지만, 사향노루는 기후 재앙으로 또 다른 멸종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사향노루의 서식지는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아고산지대로 겨울철 먹이가 되어 줄 침엽수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후 재앙으로 인해 아고산지대 침엽수가 집단 고사하고 있어, 몇 안 되는 사향노루가 먹이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4. 활강하는 람쥐썬더, 하늘다람쥐

사진 출처: https://www.inaturalist.org/photos/10836497

커뮤니티 사이트에 등장만 하면 ‘람쥐썬더!’란 댓글을 소환하는 다람쥐. 그중에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날다람쥐인 하늘다람쥐는 팔다리와 꼬리를 이용해 활공을 할 수 있습니다. 아찔할 정도로 높은 나무 위에서 뛰어내리면 100m 이상까지 날 수도 있죠.


이 하늘다람쥐를 실제로 보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늘다람쥐의 서식지 역시 기후 재앙으로 파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다람쥐는 주로 활엽수와 침엽수의 열매와 씨앗, 그중에서도 오리나무와 자작나무의 길고 가느다란 꽃차례를 먹습니다. 이런 열매는 둘레가 적어도 30cm가 넘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진 혼합림에 있는데, 이런 혼합림이 존재하는 지역은 해발 1,200m 이상의 아고산지대입니다. 이 아고산지대의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침엽수가 가뭄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먹을거리를 잃어가는 하늘다람쥐는 2012년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5. 사과 같은 얼굴, 긴점박이 올빼미

사진 출처: https://www.inaturalist.org/photos/31507926?size=large

긴점박이 올빼미는 사과를 반쪽 자른 모양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다 자란 개체는 키 50~61cm, 한쪽 날개 끝에서 반대쪽 날개 끝까지의 길이는 110~134cm까지 자랍니다. 몸에는 어두운 갈색의 세로줄 무늬가 있고, 검은색 눈과 노란색 부리를 가졌습니다. 


긴점박이 올빼미는 전 세계적으로 약 11,000~14,000쌍이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적인 희귀 조류입니다. 그중 손꼽히는 수의 긴 점박이 올빼미들이 한국 강원도에서 가끔 확인되고 있죠.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세계 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자료집(Red List) 에는 관심대상종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희귀한 긴점박이 올빼미도 기후 재앙으로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사과 재배지가 한국에서 기후변화로 없어질 때즘이면 긴점박이올빼미도 한반도에서는 그 서식지를 모두 잃어버린 후가 아닐까 합니다. 긴점박이 올빼미는 해발 1,200m 내외의 아고산과 그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서식하는데, 하늘다람쥐와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가 극심해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6. 숲속의 건축가, 까막딱따구리

https://www.inaturalist.org/photos/2324760

까막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 만든 둥지는 비바람도 피하고 눈보라도 막아주는 숲속의 집입니다. 이 훌륭한 둥지를 노린 하늘다람쥐, 원앙 등 다른 동물들이 몰래 둥지 속으로 들어가 사는 일도 많습니다. 그래서 까막딱따구리는 숲속의 건축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까막딱따구리는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널리 분포해 세계적으로 약 1,500만 마리 가까이 서식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과도한 산림 훼손으로 서식지를 잃어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2호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산림 훼손의 위험에서 생존한 까막딱따구리는 이제 기후 재앙의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까막딱따구리가 주로 먹이를 찾고 둥지를 트는 아고산지대의 침엽수가 기후 변화로 집단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금처럼 기후 재앙이 지속된다면 까막딱따구리도, 까막딱따구리가 만든 둥지에 들어갈 동물도 모두 서식지를 잃고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기후 재앙 속에서 한국의 생물다양성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 드린 생물들이 급변하는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진다면, 그들과 연결된 생태계의 변화가  또 다른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됩니다.  이런 연쇄 현상이 어떻게 우리와 연결될 지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생태계가 파괴될 수록 우리의 생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후재앙으로부터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그 속에서 인류가 안전하게 살수 있도록 지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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