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마미 토착지는 브라질 원주민의 거주 영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입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이루는 북부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2만여 명의 원주민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곳에는 또 다른 2만여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불법 채굴을 하는 사람들이죠. 이들은 강물을 오염시키고, 숲을 파괴하고, 대대로 이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생활해 온 원주민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불법 채굴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원주민 토착지에서 일어나는 불법 채굴은 환경을 파괴할 뿐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건강과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채굴에 사용된 수은은 원주민들이 작물을 기르는 땅과 물고기를 잡는 강물을 오염시킵니다. 또한 수은에 오염된 물은 인체에 흡수돼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그게 다가 아닙니다. 불법 광산업자들이 토착지에 있는 것만으로 원주민들은 다른 질병에 노출됩니다. 말라리아와 영양실조의 폭발적 증가가 그러한 사례입니다. 불법 광산업자들의 존재로 인해 토착 원주민들이 식량을 얻고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유지하는 일이 어려워졌고, 이는 원주민, 특히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2022년에만 1만1,530건의 말라리아 확진 사례가 기록됐습니다.
지금 야노마미 토착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불법 광산 채굴은 1970년대부터 야노마미족을 괴롭혀 왔습니다. 파괴적인 채굴 행태는 광산업자들에게 우호적이었던 보우소나루 정권 시절 대폭 늘어났습니다. 후투카라 야노마미 협회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야노마미 토착지 내 불법 광산 면적은 이전 10년 간의 면적에 비해 무려 1,963% 늘어났습니다. 그 결과 이곳에서는 파괴와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그린피스 브라질 사무소는 항공 조사를 통해 야노마미 토착지 내에 150㎞에 달하는 불법 도로가 개설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과거 탄갱에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도로는 파괴적인 중장비의 접근을 가능케 해 더욱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올해 초의 브라질 정부의 정권 교체는 브라질 원주민 부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줬습니다. 룰라 정부는 지난 정부 시절에 조성된 끔찍한 상황을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원주민 문제를 다룰 원주민부를 창설하고 대표적 원주민 운동가인 소니아 구아자하라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역사적 이정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브라질 원주민과 전통적 공동체의 권리를 존중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야노마미 부족이 처한 위기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의료 비상사태 선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야노마미 토착지를 비롯한 원주민의 땅을 점거한 2만명의 불법 광산 관련자들을 퇴거시키고, 더 이상의 파괴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적 차원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각종 보호정책의 복합적인 결합이 있어야만 인간과 숲의 공존을 모색하고, 아마존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2만8,000여 브라질인의 기본권을 지킬 새로운 경제 질서의 구성이 가능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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