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아마존 야노마미 원주민들이 겪는 비극적인 상황과 우림이 망가지고 있는 상황이 알려지며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금을 캐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채굴업자의 주장과 달리, 불법 채굴은 부정적 영향이 많은 활동입니다. 불법 채굴이라는 범죄행위에 맞서 싸우려면 그것이 일으키는 폐해를 알고 이를 멈추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동시에 불법 채굴에 사용되는 중장비도 철수시켜야 아마존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불법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습니다. 불법 채굴 없는 아마존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싸워야 할 이유 네 가지를 알려 드립니다.
우선, 불법 채굴은 환경에 극심한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채굴을 위해 준설선과 중장비를 사용하면 하천에 퇴적 작용이 일어나고, 산림 황폐화, 토양 침식, 자연 서식지 파괴도 발생합니다. 그 결과 포유류, 파충류는 서식지를 잃거나 목숨을 잃습니다. 어류는 독성 물질 때문에 폐사하고, 벌레와 미생물도 모조리 죽습니다. 하천은 생명력을 잃고 산림은 폐허가 됩니다. 이런 흐름은 되돌릴 수 없고, 아름답던 풍경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게 됩니다.
예컨대, 2021년 12월, 그린피스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파라주의 문두루쿠(Munduruku)와 사이 신자(Sai Cinza)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일어난 불법 채굴로 총 632km 길이의 하천이 파괴되었습니다. 2022년 초, 불법 채굴업자들은 타파저스(Tapajós) 강에 700만 톤의 폐수를 방류했습니다. 이로 인해 브라질의 유명 관광지인 알테르 두 샤웅(Alter do Chão) 일대는 물 색깔까지 변했죠.
환경 관련 NGO와 대학, 구글 등 IT기업이 참여한 프로젝트 맙비오마스(Mapbiomas)의 데이터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불법 채굴이 이루어지는 현장의 91%은 아마존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불법 채굴을 묵인한다면, 환경은 큰 피해를 입게 될 겁니다. 기후위기도 더 심각해질 수 있죠. 2022년 페트로폴리스(Petrópolis)시를 강타한 폭우나, 일 최고 강우량 기록을 갈아치운 상파울루 북부 해안의 폭우와 같은 극단적 이상 기후 현상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원주민 보호구역과 원주민 공동체는 불법 채굴로 큰 피해를 입습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이 원주민 보호구역에 머무르면서 원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수렵과 어업 활동이 어려워집니다. 불법 채굴업자들은 보호구역 탐사를 “허가”해 주는 대가로 원주민들에게 술과 돈, 배를 줍니다. 그들은 원주민들을 꾀어 불법 채굴에 필요한 장비를 보관하고, 산림을 탐사할 때 원주민들을 가이드처럼 쓰기도 합니다. 강제 노역, 원주민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성 착취, 공동체 내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 사회 구조가 흔들리고 원주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불법 채굴업자는 원주민들에겐 면역 체계가 없는 질병의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원주민 공동체에 생소한 질병을 전파시켜 원주민들의 사망률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수은 중독 역시 이미 잘 알려진 문제입니다. 금을 채굴할 때 수은이 사용되는데 수은이 아마존 강물로 스며들어 먹이사슬 전체에 걸쳐 천천히 쌓이면서 물과 식물을 오염시키고 어류와 동물, 인간의 체내에 축적됩니다.
오스바우두 크루즈(Fiocruz) 재단이 세계자연기금 브라질 본부와 함께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라주 메디오 타파저스(Médio Tapajós) 원주민 보호구역 내의 마을에 사는 문두루쿠 족 원주민 중 200명이 수은 중독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원주민 10명 중 6명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 수치를 넘어선 결과를 보였습니다. 성인들은 신경학적, 심리적인 변화를 보였고, 아이들은 발달 지연을 겪었습니다. 수은에 중독된 어류를 섭취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지역에서 아무런 통제나 규제 없이 이루어지는 불법 채굴 활동의 끔찍한 이면입니다.
강변에서 뜰채나 사금 접시를 가지고 맨손으로 금을 채취하던 카보클로(caboclo) 원주민의 모습은 이제 보기 힘듭니다. 오늘날 아마존 지역의 불법 채굴은 대부분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에 의해 자행됩니다. 이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 감시가 어려운 우림 지역이라는 점을 악용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그것으로 수익을 거둬들입니다.
원주민 보호구역 및 보존 지구에 불법 채굴업자들이 진입하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범죄입니다. 이 외에도 무기, 마약, 야생동물 밀매 등의 범죄 행위가 불법 채굴과 맞물려 일어나고 있습니다. 탈세, 밀무역, 위조문서 사용, 부정회계, 자금세탁, 부패행위 등 금융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는 물론, 금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환경적, 사회적 법률이나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2021년 상파울루에 근거지를 둔 브라질 최대 규모 범죄조직 프리메이루 코만두 다 카피타우(PCC)가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불법 채굴을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야노마미 원주민 대표기구인 후투카라(Hutukara) 야노마미 협회는 지난 해 “공격받는 야노마미”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 채굴로 인해 원주민 보호구역 내 성폭력, 아동 청소년 강간, 조직 범죄, 원주민 청년에 대한 유인, 살해 등의 범죄 행위는 물론 말라리아와 어린이 영양결핍 같은 보건 위기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 채굴의 영향을 받는 원주민 공동체는 273곳으로 보호구역에서 생활하는 2만 7천여 명의 원주민이 불법 채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의 의견과 달리, 불법 채굴로 인해 경제가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 채굴은 그 어느 지역에도 경제적 발전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현실에서는 불법 채굴로 발생하는 수익은 소수가 가져가고 사회적, 환경적, 보건상의 피해는 다수의 대중에게 돌아갑니다.
에스콜랴스(Escolhas) 연구소에 따르면, 아마존 지역 사람들은 금 채굴 덕에 사회,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발전을 누리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법 채굴이 보건, 교육, GDP에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은 아주 적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은 최대 5년 남짓입니다. 다시 말해, 장기적으로 불법 채굴 지역은 현실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채 빈곤과 질병, 교육의 부재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오늘날 브라질에서 자행되는 금 채굴이 천연 자원을 훔치는 약탈적 사고 방식에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 채굴은 지식이나 혁신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부가가치가 낮은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 지역 경제 상황을 유의미하게 바꿀 수 없습니다. 또한, 불법 채굴로 발생한 이익이 산림 벌채, 하천 오염, 강제 노역, 성폭행 및 성 착취 등의 피해를 보상받지도 못합니다.
브라질 사회환경연구소(ISA)가 실시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불법 채굴로 피해를 입은 아마존 내 도시들은 사회발전지수 조사에서 52.4점을 기록했습니다. 아마존 지역 전체 평균인 54.5점과 브라질 전체 평균인 63.3점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사회발전지수란 한 사회 내 구성원들의 복지를 측정하는 척도로, 교육, 보건, 수자원, 위생, 치안에 대한 접근권, 인격권, 선택의 자유에 대한 접근권 등을 지표로 평가합니다.
타파저스 강변에 위치했고 불법 채굴의 상흔이 깊은 파라주의 이타이투바(Itaituba)시의 사회발전지수는 53점으로, 아마존 지역 전체 평균에 비해 3%, 브라질 전체 평균에 비해 16%나 낮습니다. 같은 지역의 자카레아캉가(Jacareacanga)시의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이 도시의 사회발전지수는 46.83점으로, 아마존 평균에 비해 14%, 브라질 평균에 비해 25%나 낮습니다. 브라질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곳 중 한 곳으로, 아마존 지역 도시 중에서는 762위에 머물렀습니다.
“불법 채굴을 근절하기 위한 당국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두루쿠 족의 지도자 아데미르 카바(Ademir Kabá) 씨의 주장입니다. 알토 타파저스(Alto Tapajós) 원주민 보호구역의 대표인 아데미르 카바 씨는 “불법 채굴업자들은 우리 지역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정보도 가지고 있다. 불법 채굴은 유해하고 속임수 투성이다. 원래 우리가 먹거리를 얻는 터전이었던 강은 오늘날 모두 파괴되었다. 카비투투(Cabitutu) 강 유역 원주민 보호구역도 불법 채굴의 타격을 심하게 받지 않았는데 그 지역 원주민들은 굶주리고 더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 그들에게는 남은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니클레이 지 아기아르(Danicley de Aguiar) 그린피스 브라질 아마존 선임 캠페이너는 “이 모든 상황을 보면 왜 불법 채굴 없는 아마존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결국 산림과 자연을 무한정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여기는 기존 경제 모델을 넘어서야 한다. 경제적 합리성과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 아마존에 소득 창출의 기회를 주고, 브라질 북부지역 강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토대가 있어야 한다. 평화, 치안, 복지를 얻을 수 없는 궁핍한 상황에 아마존 사람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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