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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한국 캠페이너는 왜 아마존에 갔을까요?

나의 아마존 일지 ①

지구 반대편에서 아마존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나비족의 슬픔을 느끼다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서 10년간 함께 의지해온 동료가 저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다울, 네가 아마존에 좀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아마존 열대우림과 아마존 강의 모습


"남극에 가보고 싶지 않아?"라는 말로 시작되었던 한 동료의 남극 탐험기가 생각나는 말이었습니다.


아마존이란 말을 들으면 요즘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이나 ‘아마존조로존존존’을 외치는 소울리스좌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확인차 다시 물었습니다.


“아마존? 남미에 있는 열대우림 아마존? 왜?”

“아마존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 관련되어 있다고 브라질 동료들이 협력을 요청해 왔어. 네가 직접 가서 보고 현지 상황을 파악해봐야 할 것 같아.”


그러면서 동료가 보여준 한 장의 사진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광활한 지역의 아마존 우림이 베어지고, 땅이 헤집어지고, 강이 황폐화된 사진이었습니다.


“그래 알았어. 대신 나 실종되면 너 꼭 구하러 와야 된다.”


농담처럼 건넨 말이었지만, 사실 진심도 조금 섞여있었습니다. 지구의 허파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아마존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동시에 두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10년 전 그린피스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매년 100명 가량의 환경운동가가 전 세계에서 살해 당하는데 그 중 대부분이 아마존과 아프리카에서 벌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해에도 아마존에서 영국 언론인과 현지 원주민 전문가가 살해되어 그린피스도 “무법천지 아마존 평화를 지켜주세요”란 현수막을 들고 주한 브라질 대사관 앞에서 아마존 내 폭력 행위를 근절시킬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한 바 있습니다.


그래도 아마존을 오랫동안 지켜온 브라질 그린피스 동료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믿고 현지 조사를 준비했습니다. 아마존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이미 동료들이 조사한 내용을 파악하며 추가적인 자료를 모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게 2주간의 짧은 준비를 마치고 지구 반대편 아마존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린피스 아마존 사무소는 브라질 북부 아마존 중심부에 위치한 마나우스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이롭고 신비로운 아마존과 항공 조사 어벤저스


그린피스 브라질 마나우스(Manaus) 사무소 모습


아마존 삼림 전체 면적은 550만㎢로 한국의 55배나 됩니다. 이렇게 넓은 아마존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비행기가 필수라 그린피스 브라질 사무소는 경비행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조사를 위해 한국과 브라질의 그린피스 직원과 촬영 전문가로 구성된 어벤져스 팀을 꾸렸습니다.


수많은 비행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한 비행을 이끈 조종사 두 분, 오랜기간 아마존의 황폐화를 막아온 캠페이너 호믈로, 항공 조사 경로를 안내하고 불법 금 채굴 현장의 좌표를 자동으로 기록하는 연구원 리타, 현장 사진을 담기 위해 곡예 비행에 가까운 흔들림 속에서도 최상의 사진 퀄리티를 만들어 내는 사진 작가 크리스챤, 실시간 파괴의 현장을 세련된 영상미로 담아내며 드론 촬영까지 해내는 비디오 그래퍼 바바라, 사진 및 영상 컨텐츠 기획·촬영·편집 등 제작 전반을 총괄하는 멀티미디어 프로듀서 알렉스, 그리고 현장을 목격하고, 이슈를 이해해, 언론 취재에서 그린피스를 대표하며 타겟 기업과 대화 및 협상을 담당하는 저까지 조사팀의 구성원이었습니다.


2023년 3월 아마존 항공 조사 팀 사진


비행기를 타고 수백미터 상공에서 바라본 아마존의 첫 모습은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사진과 영상으로 그 아름다움을 100% 전달드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 동안 열대우림과 아마존 강의 신비로운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봤습니다. 아바타 영화 주인공인 제이크 설리가 처음으로 아바타가 되어 판도라 행성의 숲 속에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했을 때의 기분이 이런 기분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름답고 경이로운 아마존 우림의 모습

그렇게 비행기 창문에 눈을 대고 한참 동안 아마존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을 때 매우 이질적인 광경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삼림 한 가운데가 거칠게 파헤쳐져 있고, 땅까지 보기 싫게 헤집어져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브라질 동료가 외쳤습니다. “다울, 저기가 바로 불법 금 채굴 현장이야!”


아마존에서 발견된 불법 금 채굴 현장

현재 아마존에서는 불법 금 채굴에 의한 열대우림 파괴가 심각한 문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아마존 파괴의 주 원인은 대두 농사와 같은 농업이나 소고기 생산을 위한 목축업이나 사회 기반 시설 건설이었습니다. 하지만, 금 값이 오르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속에 묻혀 있는 금을 캐기 위한 불법적인 채굴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과거의 금 채굴이 소규모였다면 최근에는 굴착기와 같은 건설 중장비가 도입되면서 그 파괴의 규모가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그 파괴의 현장에 놓여 있는 노란색 굴착기에는 한국 기업인 현대의 로고, HYUNDAI가 검은색으로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36시간의 비행을 통해 아마존에 와야 했던 이유입니다.



그린피스는 2023년 4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 금 채굴로 인한 아마존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현대의 중장비가 동원되고 있는 현황을 보여주며 HD현대 그룹과 HD현대건설기계가 아마존 파괴의 조력자 역할을 중단하고 아마존 보호를 위해 브라질 정부와 협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같은 날 그린피스의 보고서를 한국어·영어·포르투갈어로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했습니다. 그린피스는 이 보고서를 브라질 연방 검찰에도 제출했습니다. 브라질 검찰이 이를 기반으로 중장비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법원에 공익 민사소송을 제소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어떤 정부나 기업에서도 일절 후원을 받지 않고, 오직 여러분과 같은 시민 개인들의 후원만으로 운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캠페인을 펼치며 환경 범죄를 일으킨 기업이나 정부를 강력히 압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환경단체로서 국경 없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국가의 사무소들이 함께 힘을 합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으로 지구를 위한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마존과 지구 전체의 미래를 위해, 그린피스를 후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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