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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 May 26. 2021

chicago

2021년 5월 시카고를 방문한 시골 쥐

시카고에 첫 방문했다. 


시카고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종일 작품을 감상하고, 박효신의 음악에 취한 채 미시건 호수와 하늘의 경계를 바라 본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낯선 도시가 준 흥분은 금새 가라앉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써야한다는 스트레스가 나를 잠식했다. 공원에서 책을 읽기도 하면서 느긋하게 지내려 했는데, 책 구경은 커녕 해가 지기 전 숙소 앞 공원 벤치에 앉아 허겁지겁 엽서를 쓰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시카고 꼭 다시 만나자! 


벌써 6월이다. 작년 11월부터 4월까지 혹독했던 겨울을 혼자서 버틴 내게 '고생했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3월과 4월은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학부 과학수업을 듣는 탓에 밀린 과제와 시험공부를 하러 주말도 도서관에서 보냈다. 바쁘면 잡생각이 사라지겠거니 좋아했는데 가족을 못본 지 일년 반이 넘어가던 때라 향수병을 심하게 앓기도 했다. 친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리잡는 것을 바라보며 한국 사회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내 삶이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유학과 취준생활을 거치는동안 느낀 거지만, 진정한 위너는 '버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선택을 정답으로 만든느 건 내가 하기에 달렸다고. 시카고에 가기 전날 수퍼바이저로부터 승진과 직무변경을 제안받았다. 예상보다 빠르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고 설레었다. 이렇게 시골 대학도시에서 보내는 첫 여름이 시작되었다.  

 

나는 시카고에서, a는 그리스에서 엽서를 보냈다. a가 엽서에 담아준 소망을 적어놓고 싶다. 

wish you a wild & prosperous summer! 




        

The Art Institue of Chic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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