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성적 통지일에 성적표 나눠주는 것 깜빡하기
이미 성적표 외에도 중요한 안내장 관련해 여러 번의 전력이 있어 ‘이번에는 절대 잊지 말아야지!’ 하고 아이들 눈에는 안 띄면서도 내 눈에는 띄는 책상 한 곳에 아주 잘 올려 두었다. 베테랑 선생님은 아침 활동 시간에 이미 나눠주었다 하셨다. 그런데 성적표를 나눠 주면 시끌시끌 소란함과 가방에 넣으라는 안내도 무시당할 게 눈에 선하니 나는 절대 일찍 나눠주지 않겠다 다짐을 하고 있었다. 집에 가기 직전에 줄 거야. 청소 끝내자마자 자리 앉히고 나눠 주고 인사해야지. 하지만 이런 다짐은 지켜지기가 힘들다. 원래 정리할 때 '잘' 놔둔다고 두면 더 기억이 안 나는 법이다. 학년말 성적표는 그냥 아침에 만나자마자 나누어 줘야겠다. 그날 알림장엔 원래 성적표 배부일이 아닌 것처럼 숙제와 준비물 외에 아무 말도 적지 않았다.
2위 학생에게 문제 생긴 날 당일 연락 깜빡하기
이건 결코 지켜져야 하는 문제이지만 정말 의도치 않게 정신없는 학교 일정에 허덕거리다 보면 퇴근 시간까지 연락해야 한다는 생각을 정말 까맣게 잊기도 한다. 불찰이 확실하기에 다음 날 연신 죄송하다는 소리가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똑같이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서서히 나이 들어가는 중년 한 사람의 입장에서 학부모님들의 너그러운 이해와 아량을 바라게 된다. 속상한 마음도 백 퍼센트 이해하나 2% 정도의 마음의 여유를 베풀어 주셨으면 좋겠다.
1위 현장 체험 학습 가기 전에 안전교육 깜빡하기
다음 날이 명색이 1학년 첫 현장 체험 학습인데 전날 동학년 회의 모였다가 선배들 이야기 듣고 아차차 했다. 이거 큰일 났네. 나눠주라는 것도 깜빡하고, 제일 중요한 안전교육도 빼먹어 버린 막내. 안전교육 PPT를 사진 파일로 저장해서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클래스팅에 올릴까 생각도 했으나, 아침 출발 전에 후다닥 할 수 있겠지 싶어서 이내 생각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다행히 다른 학년이 먼저 출발을 했기 때문에 1학년은 15분 정도의 여유가 있었는데 그 시간에 중요한 안전교육을 완료할 수 있었다. 게다가 7분이 넘는 ‘우당탕탕 아이쿠’ 동영상까지 보여줄 수 있었으니... 휴. 사실 현장 체험 학습에 가지 않아도 평소에 하는 안전교육의 연장으로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혹시라도 아이들이 다쳐서 책임의 문제가 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2학기 들어서는 그 책임의 문제와 노란 버스 문제까지 겹쳐 학교마다 찾아오는 체험학습으로 많이 변경하기도 했다. 안전교육은 그래서 너무 중요한 문제인데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아 다행으로 여긴다. 경력이 쌓여도 하루하루 하루살이처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