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꾸미는 활동을 하는 날. 그냥 그림만 그리는 것보다 얼굴에 아이들 얼굴 사진을 붙이면 더 좋은 작품이 되겠지 싶어서 준비물로 얼굴이 조금 크게 나온 사진을 보내달라고 부모님께 안내했다. 드디어 작품 만들기 시간. 그런데 몇몇 아이들이 사진을 꼭 잘라야 하느냐고 물었다. 진짜로 자기 얼굴이 잘리는 것 같은 느낌이란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사진을 잘 잘랐는데, 여자아이 3명은 끝내 자르지 않았다. 자르지 못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도저히 자르기가 힘들다면 얼굴 부분을 그림으로 그리라고 했는데, 첫 주에 집에 가고 싶다고 울었던 서은이가 또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한참만에 그치더니 겨우 작품 세계에 빠져들었다. 비록 사진 자르기지만 내 몸이 잘려나가는 고통을 느끼는 1학년들.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1학년 담임 급 반성 모드.